5% 돌파 美국채 후폭풍현금서비스 17% 넘어서… 연체율도 급증당국 "카드사 유동성 모니터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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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미국 채권 금리가 16년 만에 처음으로 5%를 돌파하면서 카드사와 캐피탈사의 자금조달 부담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채권시장이 얼어 붙고 있는 상황에 은행채 발행 제한까지 풀리면서 여신전문금융채권(여전채) 금리가 치솟고 있어서다.

    23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여신금융전문채(AA+, 3년물) 금리는 지난 20일 기준 4.814%를 기록했다. 지난 12일 4.681%와 비교해 일주일 남짓 만에 0.13%포인트 넘게 뛰어올랐다.

    여전채는 카드사와 캐피탈사 등 여신전문금융업을 하는 회사가 발행하는 채권으로, 이 회사들은 은행 등과 달리 수신 기능이 없기 때문에 카드론이나 현금 서비스 등 주요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여전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다. 여전채 금리가 뛸 경우 카드사의 이자 비용 지급 부담이 커져 순이익이 감소한다.

    여전채 금리는 지난해 10월 '레고랜드 사태' 당시 채권 시장이 흔들리면서 사상 최초로 6%를 돌파했다. 치솟던 여전채 금리는 이후 금융 당국이 신속히 진화에 나서면서 점차 안정을 찾기 시작했고 올해 초 3%대 후반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5월 이후 채권 시장 금리가 계속 오름세를 보이면서 여전채 금리도 다시 4%를 넘어섰고 최근 미국 국채 금리 상승과 함께 이달부터 은행채 발행 제한까지 풀리면서 5% 돌파를 눈앞에 두게 됐다.

    금융당국이 은행채 발행 제한을 푼 것은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상대적으로 매력이 높은 은행채에 수요가 몰리면서 여전채가 외면받고 여전사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발행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우려되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카드사 대출 금리도 오르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전업 카드사 8곳의 지난달 말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 평균 금리는 17.51%다. 전달보다 0.05%포인트 올랐다.

    카드 결제를 미루는 리볼빙 평균 금리도 16.37%로 전달보다 0.18%포인트 올랐다. 채권 발행금리가 대출금리에 반영되기까지 3개월가량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카드사 대출금리도 당분간 오를 일만 남았다는 분석이다.

    대출금리가 오르면 연체율도 덩달아 오를 수 있다. 이미 올해 상반기 기준 카드사 연체율은 1.58%로 지난해 말보다 0.38%포인트 상승했다. 카드대출 연체율은 3.67%에 이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은행채 발행 한도 폐지와 채권 금리 인상이 비슷한 시기에 맞물리면서 여신금융사들이 심각한 위기를 겪게 됐다"면서 "소비자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서라도 금융당국이 외화 채권 발행 규제 등을 풀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카드사와 캐피탈사 등 2금융권의 유동성 상황에 주목하며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하반기부터 카드사들의 부실채권 매각, 채무 재조정 등을 통한 자산건전성 관리를 지도하고 있다"면서 "여전채 발행 시장 및 카드사 유동성 상황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