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력 지표’ 충전이익 4.5%↓… 이자이익 2.7%↓NIM하락속 3분기 중소대출 1.1% 증가 그쳐은행 순익 3분기만에 2조 육박… 비용절감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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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BK기업은행 제공.
    IBK기업은행이 ‘중소기업금융 리딩뱅크’ 지위를 유지하며 3분기 누적 역대 최대실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3분기 실적에서 드러난 지표들을 들여다 보면 은행의 영업력 하락과 핵심이익 창출력 하락이 엿보인다. 향후 수익성 향상을 장담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 떨어진 영업력… 허약해진 핵심이익 창출력

    13일 기업은행의 3분기 경영실적자료를 보면 은행의 3분기 누적기준 충당금 적립 전 영업이익(충전이익)은 3조840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4조81억원) 대비 4.2% 감소했다.

    영업이익에서 충당금 등 1회성 요인을 제거한 충전이익은 은행의 순수 영업력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다. 

    충전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감소한 것은 그만큼 영업력이 떨어졌다는 의미로,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 등 핵심이익도 정체되거나 뒷걸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은행의 3분기 누적 이자이익은 5조4470억원으로 전년 동기(5조5957억원) 대비 2.7% 줄었다. 3분기만 놓고 봐도 전분기 대비 0.6% 감소했다.

    시장금리 하락으로 3분기 NIM(순이자마진)이 전분기 대비 4bp(1bp=0.01%포인트) 하락한 1.67%를 기록한 가운데,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기업금융 쟁탈전이 벌어지면서 주력인 중소기업대출 성장이 다소 꺾였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대출 시장에서 23.32%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를 유지했지만, 3분기 증가액은 약 2조6000억원(1.1%)에 그쳤다. 

    비이자이익은 올해 들어 3분기까지 3389억원으로 전년 동기(2937억원) 대비 15.4% 증가했다. 다만 비이자이익 성장은 주로 금리 하락에 따른 유가증권 매매평가손익 및 환평가이익에 따른 것이다. 

    비이자이익 중 수수료이익은 3분기 누적기준으로 전년동기 대비 2.3% 증가했고, 3분기 기준으로는 전분기 대비 11% 감소했다.

    ◇ 비용절감에 기댄 사상 최대실적… “내년 이익감소 전망”

    결과적으로 기업은행은 계열사를 제외하고도 3분기까지 2조원에 육박하는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으나, 재무제표 상 플러스 요인이 커졌다기보다 마이너스 요인을 축소한 것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기업은행은 3분기 일반관리비(6052억원)를 전분기(7031억원) 대비 13.9%나 절감했다. 이중 인건비는 3358억원으로 같은 기간 19.4% 줄었다. 3분기 누적기준 일반관리비는 지난해와 비교해 3.4% 증가했다.

    부실채권에 대비해 쌓는 제충당금순전입액은 3분기 4044억원으로 전분기(4291억원) 대비 5.8% 감소했다. 3분기 누적으로는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26% 줄었다.

    영업력과 이익체력이 떨어지면서 금리하락의 영향이 본격화할 내년에는 기업은행의 당기순이익 규모가 올해에 비해 다소 감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기업은행의 내년 지배주주순이익은 전년 대비 2.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순영업수익의 96%를 차지하는 이자이익이 NIM 하락으로 전년 대비 1%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3분기까지 호실적의 배경이 된 충당금도 내수 침체 등 경기 악화의 영향으로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제조업과 음숙업 등을 중심으로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가 악화되는 추세가 지속되고 있어 대손비용 측면에서 큰 폭의 개선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4분기 중에는 상반기 중 매출 감소가 나타난 취약업종 중심으로 충당금 적립을 강화할 계획인 만큼 추가 충당금이 일정 수준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