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박 투톱' SK넥실리스·롯데에머티 글로벌 선점 경쟁SK넥실리스, 말레이 공장 '제품 경쟁력+원가 절감' 자신감롯데에머티, '고강도+고연신' 하이엔드 시장 영토확장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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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박 투톱' SK넥실리스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간 경쟁력 다툼이 치열한 모습이다. 현재 나란히 말레이시아에 첫 해외 생산기지를 두고 보폭을 넓히고 있는 가운데 각자만의 경쟁력으로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동박업계 1위인 SK넥실리스는 '원가 경쟁력'을 최우선으로 내세우고 있다. 세계적으로 동박 수요가 높아지면서 가장 큰 경쟁 국가인 중국을 겨눌 카드로 원가 절감만이 살길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지난 2021년 해외 첫 생산 거점지로 말레이시아로 낙점하고 공장 착공에 돌입했다. 2년간의 공사 끝에 올 10월 첫 상업 생산을 시작한 SK넥실리스는 원가 경쟁력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국의 3분의 1수준인 인건비에 더해 동박 제조원가의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전력비를 크게 줄였기 때문이다. SK넥실리스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공장은 사바주 정부로부터 전력의 최저 요금을 적용 받는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 받고 있다.

    여기에 법인세 감면 혜택까지 더해져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구체적인 법인세 감면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말레이시아 현지에 진출한 외국 기업 중 최장기간 법인세 면제 혜택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신동환 SK넥실리스 말레이시아법인장은 "동박 시장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중국 업체와의 경쟁에서 원가를 낮추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며 "팬데믹 기간 어느 기업도 투자하지 않던 시기에 말레이시아 투자를 결정해 유리한 인센티브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풍진제 사바주 산업부 장관은 "주 정부에서 SK넥실리스에 최고의 부지를 선정하도록 도움을 줬고 수력, 전력, 자원 등을 현지 업체보다 경쟁성 있게 지원했다"며 "한국기업이 최첨단 기술을 가져오면 사바주를 성장시킬 것이라 생각해 유치했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에머티는 고강도와 고연신 두 가지 기능을 모두 만족하는 '하이엔드 제품'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조금이라도 저렴한 원가를 경쟁력으로 내세운 SK넥실리스와는 다른 기조다.

    롯데에머티가 고가의 하이엔드를 밀어붙이는 데는 유럽 시장에서 하이엔드 수요가 커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어서다. 롯데에머티에 따르면 유럽의 신생 배터리 기업들 사이에서는 하이엔드 동박 수요가 높은 상태다. 글로벌 이차전지 기업들의 러브콜도 이어지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롯데에머티 관계자는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의 크기는 정해져 있는데 결국 고객사가 원하는 건 효율을 높여주는 고강도·고연신의 하이브리드형 제품이다"며 "물론 경쟁사도 하이엔드 동박을 생산이 가능하겠지만 현재 세계에서 하이엔드 동박을 양산하는 기업은 롯데에머티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롯데에머티는 바로 이 하이엔드 동박 시장에서 글로벌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다. 아직까지 하이엔드 동박 시장만의 점유율은 집계되고 있지 않지만 최소 글로벌 시장에서 30% 이상의 점유율을 장악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말레이시아 공장은 5·6공장을 증설 중이며 내년 초 이곳에서 하이엔드 제품 생산량을 확대할 예정이다. 유럽에서는 스페인 공장이 2025년 가동을 시작하며 향후 10만t 생산을 위한 증설을 계획 중이다. 미국의 경우 연내에 공장 위치가 확정되면 2026년부터 동박 생산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김연섭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대표는 "현재 6만t 수준인 생산량을 2028년까지 24만t으로 확대할 계획이다"며 "고품질의 동박을 국내외 고객사에 안정적으로 공급해 글로벌 하이엔드 동박 시장에서 1위 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