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당 많게는 개당 두배 가량 가격차이"고급화된 개인 베이커리가 트렌드·가격 주도전국 제과점 점포수↑… SPC 파리바게뜨, CJ푸드빌 뚜레쥬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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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A씨는 최근 유명 빵집을 방문해 가격표를 보고 깜짝 놀랐다. 빵 가격이 개당 5000~6000원이었기 때문이다. A씨는 "빵 두세 개만 골라도 웬만한 밥값을 넘는다"면서 "빵이 이렇게 비싼 음식인가 생각과 함께 오히려 파리바게뜨나 뚜레쥬르가 저렴한 것 같다"고 말했다.
7일 뉴데일리가 대형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업체와 비(非)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업체의 가격을 살펴본 결과 빵 가격이 많게는 2배 가량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총 5가지(우유식빵, 단팥빵, 소보루빵, 베이글, 소금빵) 제품의 가격을 살펴보면 우유식빵의 경우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의 가격은 각각 3400원, 3500원이었지만 식빵으로 유명한 밀도와 도제에서 판매되는 가격은 각각 7300원, 5000원으로 나타났다.
단팥빵이나 소보루빵 같은 스테디셀러 제품도 오히려 개인 베이커리 매장이 더 고가에 판매되는 경우가 많았다.
단팥빵의 경우 파리바게뜨가 1700원, 뚜레쥬르가 1800원인데 반해, 대표적인 개인 베이커리로 이름난 태극당과 나폴레옹 제과점은 3000원, 장블랑제리는 2400원, 이성당은 20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핫한 빵으로 꼽히는 베이글은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의 경우 각각 2800원, 2400원으로 판매되고 있지만 런던 베이글 뮤지엄은 3800원으로 나타났다. -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등 대형 프랜차이즈 베이커리가 절대 강자였던 제과점업계에 이른바 비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업체가 몇 년 동안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소비자 입맛이 고급화되면서 식빵, 베이글, 단팥빵 등 특화된 제품을 앞세운 개인 베이커리와 대형 공간을 활용해 다양한 종류의 베이커리를 판매하는 카페형 베이커리가 시장에 대거 등장한 것.
식품의약품안전처 통계포털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전국 제과점 점포 수는 지난 2015년 1만6030개에서, 2018년 1만8107개를 거쳐 2021년 1만9177개로 늘어났다.
반면 프랜차이즈 베이커리인 파리바게뜨는 2017년 3422개에서 2021년 3429개로, 뚜레쥬르는 1332개에서 1298개로 오히려 감소했다.
이렇다 보니 최근 국내 빵 소비 확대에 따라 베이커리 시장 판도가 변화하면서 고급화된 개인 베이커리가 시장 트렌드와 가격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이 트렌디한 제품을 선도적으로 출시하는 등 경쟁 우위를 갖추고 있어 이에 따라 가격도 개인 제과점보다 비싸다는 인식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와 반대되는 양상을 보인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러한 트렌드는 MZ 세대를 중심으로 자신에게 아낌없이 지출하는 이른바 스몰 럭셔리 소비 문화와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able)한 아이템에 대한 인증 문화가 이러한 시장 트렌드를 조성하는데 기여했다는 시각이다. 이날 기준 SNS에 빵지순례(빵과 성지순례의 합성어)라는 게시물은 80만개가 넘었다.
업계 관계자는 "특색있고 고급화된 제품으로 입소문을 탄 베이커리 전문점의 경우 대부분 가격대가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대비 높게 형성돼 있고 오히려 그 점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화시키도 한다"며, "베이커리 시장 트렌드가 바뀌면서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제품의 가격도 과거 소비자 인식과는 많이 달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이어 "베이커리 시장 형성에 따라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제품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일반적인 인식도 옛말이 된 셈"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