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지분 낮고 일반가구 수 적어 추정 분담금 5억說공사기간 긴 데다 시공사 불신까지 겹쳐 취소 결정시공사 GS건설 "선정 후 투입된 비용, 손배 검토 중""분담금 감당해야 하는 수준…인근 단지 영향 없어"
  • ▲ 상계주공5단지 재건축 조감도. ⓒ서울시
    ▲ 상계주공5단지 재건축 조감도. ⓒ서울시
    5억원대 분담금이 부담된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5단지가 결국 시공사선정을 취소했다. 서울시 도시건축 혁신방안이 처음 적용되는 '서울형 재건축'으로 관심을 모았지만 시공사선정이 취소되면서 재건축 사업이 상당 기간 지연될 것으로 점쳐진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상계주공5단지는 25일 소유주 전체회의를 열고 시공사인 GS건설의 선정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1987년 준공된 상계주공5단지는 전용 31.9㎡로만 이뤄졌으며 현재 최고 5층, 840가구 규모다. 재건축을 통해 지하 3층~지상 최고 35층, 5개동 총 996가구로 탈바꿈할 계획으로, 사실상 1대 1 재건축 단지다. 신탁방식으로 진행되는 본 단지의 사업시행자는 한국자산신탁이며 GS건설이 1월 시공사로 선정된 바 있다.

    GS건설이 제시한 3.3㎡당 공사비는 약 650만원으로, 애초보다 10% 인상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기존 소유주가 국민 평형인 전용 84㎡를 분양받으려면 5억원대 분담금을 내야 하는 것으로 추산되기도 했다. 기존 용적률이 93%로 낮아 노원구에서 사업성이 높은 단지로 꼽혔지만 가구당 대지지분이 낮고 공사비가 오르면서 추가 부담금 추정액이 높아질 것이라는 소문이 돈 것이다.

    통상 재건축 사업은 일반분양 물량을 통해 사업비 일부를 충당한다. 하지만 이 단지는 일반분양 분이 현저히 적어 건축비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이 단지는 재건축 후 공공임대 물량이 152가구다. 즉 분양가구는 844가구로, 모든 조합원이 1채씩 분양받으면 일반분양물량은 12가구에 불과하다.

    전체 가구 수를 1000가구이상으로 계획하게 되면 기부채납 등으로 오히려 대지면적이 줄어들 수 있어 사업성이 떨어질 수도 있다.

    또한 일부 소유주들은 48개월의 공사기간이 지나치게 길다고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단지 인근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위치해 등하교 시간에 공사가 불가능하고, 인근 단지는 산으로 둘러싸여 공기를 단축하기에는 어려운 여건이다.

    이밖에 인천 검단신도시 사고 이후 시공사에 대한 불신도 더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GS건설 측은 "현재로서는 시공사 선정이 해지된 것은 맞다"면서 "시공사 선정 이후 투입된 비용 등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분담금 수준이 적정한 수준이라며 인근 단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근 재건축 추진위원회 한 관계자는 "기존 11평에서 34평으로 늘어나는 것을 고려할 때 5억원 정도의 분담금은 감당해야 하는 수준"이라며 "5단지의 분담금 문제가 인근 단지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공사비 급등으로 서울시내 공사비는 3.3㎡당 700만원을 웃도는 수준"이라며 "상계주공5 경우 공사여건이 좋지 않고 사업성도 낮아 새 시공사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거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23개 정비구역의 평균 공사비는 3.3㎡당 673만원으로, 전년 578만원에 비해 16.3% 올랐다. 정비업계에서는 올해 재건축·재개발 사업지 평균 공사비가 700만원 수준을 가볍게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