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3분기 매출, 싱가포르 15% 차지일본 찾은 젠슨 황 CEO… '우선 공급' 약속AI 반도체 점유율 90%… 韓 AI 생태계 확장 비상
  • ▲ 엔비디아ⓒ로이터 연합뉴스
    ▲ 엔비디아ⓒ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반도체가 전 세계적으로 ‘품귀’ 현상을 빚는 가운데 한국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를 위주로 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6일 엔비디아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3분기 실적발표 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매출 15% 가량이 인구가 채 600만 명도 안 되는 싱가포르에서 발생했다. 

    CNBC 등 외신은 싱가포르 내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면서 엔비디아 반도체 수요도 덩달아 뛰었다고 분석했다. 국제 금융 허브인 싱가포르의 국가 안정성, 풍부한 인재풀, 견고한 디지털 인프라, 훌륭한 정부정책을 보고 데이터센터가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의 싱가포르 매출은 3분기 27억 달러(3조5414억원)로 전년 대비 404.1% 급등했다. 이는 엔비디아 전체 매출이 같은 기간 205.5% 증가한 것 보다 두 배 높은 수치다.

    엔비디아는 실적발표 보고서에 매출 비중 상위 4개국을 공개하는데, 한국은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기타국가’에 포함됐다. 4위 싱가포르 위로 미국이 1위(34.7%), 대만이 2위(23.9%), 홍콩을 포함한 중국이 3위(22.2%)를 차지했다. 

    전 세계 AI 반도체 시장 약 90%를 독점하는 엔비디아의 제품들이 대만, 중국, 싱가포르에 쏠리는 가운데 ‘기타국가’에 속한 한국의 수급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일본이 끼어들면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지난 4일 일본을 방문한 젠슨 황 엔비디아 대표는 기시다 총리의 도쿄 관저에서 “일본의 GPU 수요를 ‘우선’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총리께 약속했다”고 취재진에 밝혔다.

    일본은 최근 2조 엔(17조8465억원)에 육박하는 추가 예산을 통과시켜 반도체 산업에 투입키로 했다. 이에 젠슨 황 대표가 직접 일본을 방문해 일본 연구단체, 기업, 스타트업들과 AI 생태계를 함께 구축하겠다고 화답한 것.

    한편 한국 산업통산자원부가 내년 반도체·이차전지·디스플레이 등 첨단 전략 산업에 편성한 예산은 2조1603억원으로 일본이 ‘추가’로 통과시킨 반도체 예산 2조 엔에 크게 못 미친다. 엔비디아가 한국이 아닌 일본을 선택한 배경이 이해되는 대목이다.

    엔비디아와 일본의 결속이 강화되는 가운데 국내 대표 AI 기업들이 엔비디아의 최신 AI 반도체 수급에 난항을 겪고 있다. SK텔레콤은 올해 3월 출시된 엔비디아의 ‘H100’의 대량 구매를 시도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확인됐다.

    SK텔레콤 내부 관계자는 “엔비디아 측에 H100 대량 구매 문의를 넣었더니 50개월을 기다려야 한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해당 관계자는 H100 한 단계 아래 제품이지만 재고가 있는 A100으로 선회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그나마 SK텔레콤보다 상황인 나은 것으로 확인됐다. 네이버는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를 운영할 데이터센터 ‘각 세종’을 지난달 운영을 시작했다. 각 세종은 아직 엔비디아 A100 제품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H100 확보에 성공해 내년부터 도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