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SK온, 김용명·이석희 대표 체제삼성SDI,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조직 신설"전기차 시장 위축… 기술력 강화 질적 성장 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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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배터리 업계가 내실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을 모두 마무리했다. 그동안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과 함께 외형 확장에 주력해왔다면 당분간 무리한 투자 보다는 질적 성장에 방점을 두고 수익성에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인 LG에너지솔루션과 후발주자인 SK온의 수장이 각각 교체됐다. 삼성SDI는 최윤호 대표이사 체제가 유지됐다.44년간 LG그룹에 몸 담으며 마지막까지 LG엔솔을 진두지휘했던 권영수 부회장이 용퇴한 자리에는 김용명 자동차전지사업부장 사장이 올랐다.
김 사장은 지난 1998년 배터리 연구센터로 입사해 R&D, 생산, 상품기획, 사업부장 등 배터리 사업 전반에 대해 다양한 경험을 확보하고 있는 전문가로 꼽힌다. 2014년 자동차 전지 개발센터장, 2017년 소형전지사업부장을 거쳐 2020년부터 자동차전지사업부장을 역임했다.그는 취임사를 통해 "지난 3년간 양적 성장과 사업 기반을 다진 엔솔 1.0의 시대였다면 이제는 강한 실행력을 바탕으로 압도적인 경쟁 우위를 확보해 질적 성장을 이루는 엔솔 2.0의 시대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를 위해 △초격차 제품·품질 기술력 확보 △구조적 원가 경쟁력 확보 △고객 충성도 확보 △미래기술 사업모델 혁신 등을 주요 과제로 꼽았다. 최근 미국 포드, 튀르키예 코치그룹과 추진하던 튀르키예 배터리 합작공장 프로젝트를 철회하고 폴란드 공장 가동률을 낮춘 것처럼 LG엔솔은 당분간 공격적인 증설 대신 기존 공장을 활용하며 전기차 수요 감소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제품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도 적극 추진한다. '1회 10분' 충전으로 1000㎞에 달하는 주행을 할 수 있고 화재 위험성이 적어 전고체 배터리를 먼저 상용화하는 기업이 향후 배터리 시장을 지배할 수 있어서다.SK그룹도 연말 인사를 통해 이석희 전 SK하이닉스 대표를 SK온 신임 사장으로 선임했다. 2021년 이후 올해 3분기까지 흑자를 내지 못한 가운데 SK온의 수익성을 끌어올리기엔 이 전 대표가 적임자라는 판단에서다.이 대표는 SK하이닉스 대표 시절 주력 제품인 D램은 수익성 중심으로 경쟁력을 강화했고 낸드플래시는 제품 다변화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데 주력했다. 반도체 기술력 강화와 사업 다각화는 안정적인 실적 상승세로 이어졌다.이제 그는 대규모 투자 대비 낮은 수익성, 모기업의 재무부담 증가 등을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업계에선 북미 지역에서의 증설 속도 조절과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 확보 등을 추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해외 투자 계획과 관련해 북미 지역에서 포드와 추진했던 테네시 공장과 켄터키 1공장은 계획대로 2025년부터 양산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지만 2공장 건설은 투자 계획을 점검하며 속도 조절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이들이 수장 교체에 나선데는 빠르게 변하는 전기차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급성장해 배터리 업체들이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상황이 반전됐기 때문. 유럽 시장에서 전기차 수요가 위축되면서 배터리 업계의 속도 조절도 불가피해졌다.반면 삼성SDI는 현 최윤호 대표이사 사장 체제는 유지했지만 기술력 강화를 위한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특히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위한 전담 조직을 신설해 기술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이번 조직 개편으로 신설된 ‘ASB(All Solid Battery·전고체 배터리) 사업화 추진팀’은 삼성SDI 중대형전지사업부 내 직속 조직으로 전고체 배터리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고주영 삼성SDI 중대형전지사업부 마케팅팀장(부사장)이 팀장으로서 각종 실무를 총괄한다.전고체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이온을 전달하는 전해질을 기존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해 안전성과 성능을 높인 것으로 '꿈의 배터리'로 불리고 있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고 화재나 폭발 위험성이 작다는 장점이 있다.앞서 삼성SDI는 2027년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를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신설된 ASB 사업화 추진팀을 통해 그동안 축적해 온 기술 역량을 집중하고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시점을 앞당길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