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창업자, 2년10개월만에 임직원 간담회 '브라이언톡' 나서 SM엔터 시세조종 의혹 사법리스크에 경영진 폭로전까지 내홍 격화경영위기 속 내부 분위기까지 '파국의 카카오'… '마지막 카드' 꺼낼 듯
  • ▲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운데) 4차 비상경영회의에 참석해 참석자의 발언을 듣고 있다. ⓒ카카오
    ▲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운데) 4차 비상경영회의에 참석해 참석자의 발언을 듣고 있다. ⓒ카카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가 2년 10개월 만에 임직원 대담에 나서면서 이목이 쏠린다. 각종 사법리스크는 물론, 경영진 및 노조와의 갈등에 휩싸인 카카오의 꼬인 실타래를 풀 수 있을지 주목된다.

    11일 카카오에 따르면 김 창업자는 이날 오후 카카오 본사에서 온·오프라인 임직원 간담회 '브라이언톡'을 진행한다. 브라이언톡은 2021년 2월 이후 처음으로 진행된다. 

    김 창업자가 임직원들과 대담에 직접 나선 배경으로는 최근 걷잡을 수 없이 불거진 대내외적인 이슈들이다. 카카오 임직원이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혐의로 구속된 데 이어,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택시 매출을 과대 계상한 혐의로 감리에 들어간 상태다. 김 창업자 본인을 비롯해 경영진 전반에 사법리스크가 고조되면서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는 위기가 발생했다.

    이후 김 창업자는 외부 감독기구인 '준법과 신뢰 위원회'를 설립하고, 내부 경영 쇄신 기구인 '경영쇄신위원회'를 출범했다. 기존 카카오 공동체 내 만연한 스타트업 정신을 탈피하는 데 방점을 찍고 쇄신을 약속했다. 실제 김 창업자는 매주 비상경영회의를 직접 챙기며 문제 해결 의지를 보였고,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업계와 2차례의 간담회를 통해 접점을 찾아갔다.

    카카오가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가는 듯했으나, 경영진들의 갈등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구원투수로 영입된 김정호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 겸 준법과신뢰위원회 위원이 개인 페이스북을 통해 회사 내부 비리를 폭로하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이는 카카오 내부 규정인 '100대 0원칙(직원들에게 모든 정보를 공유하고 외부에는 절대 보안 유지)'으로 이어지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카카오 노조도 사측의 각종 의혹을 비판하며 참전한 상태다. 이들은 카카오 경영진들의 내부 견제가 없는 독단적 의사결정 구조를 비판하며 경영쇄신위에 직원 참여를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희망퇴직을 진행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경영 실패에 대한 원인을 밝혀달라며 피켓 시위도 진행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2020년 바람픽쳐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임원 부인이 연루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도덕적해이 문제도 불거졌다.

    경영 위기 속에 내부 분위기까지 파국으로 치닫자 김 창업자도 더는 좌시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직접 사태 수습에 나서서 갈등을 봉합하겠다는 것. 김 창업자는 간담회를 통해 직접 쇄신의 방향성을 임직원과 논의하고 의견을 나눌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 내부적으로도 김 창업자가 직접 나서는 것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주제와 상관없이 카카오 공동체가 처한 현 문제를 공유하고 논의하는 자리로 예상된다. 사실상 마지막 카드인 임직원들과의 대담이 향후 회사의 존속 여부랑 결부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김 창업자가) 명쾌한 해법을 제시하기보다는 임직원들의 목소리를 청취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면서 "일회성이 그치는 것이 아닌, 예전처럼 정기적인 제도로 자리 잡는 것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