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표, 취임 이후 첫 주요 사업 TDF 방점…ETF는 후순위ETF 확대 제동…후발주자로서 점유율 싸움 쉽지 않다는 판단김태우 대표, '하나맨' 출신…하나은행 등 계열사 시너지 기대
  • ▲ 함영주(왼쪽)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김태우 하나자산운용 신임 대표가 30일 하나자산운용 출범식에 참여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하나증권
    ▲ 함영주(왼쪽)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김태우 하나자산운용 신임 대표가 30일 하나자산운용 출범식에 참여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하나증권
    최근 스위스 금융그룹 UBS를 떼고 홀로서기에 나선 하나자산운용이 공식 출범 이후 첫 주력 먹거리 사업으로 타깃데이트펀드(TDF)를 낙점했다. 

    당초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핵심축으로 자리 잡은 상장지수펀드(ETF) 부문을 확대하려고 했으나, 상대적으로 사업 전개가 쉬운 TDF 부문에 힘을 주겠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자산운용은 최근 내년도 주력 사업으로 TDF를 비롯한 퇴직연금을 시장을 선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선 당초 하나운용이 앞서 지난 10월 말 공식 출범한 이후 ETF 사업을 확장하는 데 주력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ETF가 자산운용업계에서 주요한 먹거리로 떠오른 지 오래됐지만, 하나운용의 경우 아직 시작 단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태우 신임 대표를 비롯한 회사 경영진들은 ETF 사업을 확대하는 데 앞서 TDF 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TDF 및 퇴직연금 관련 전문 인력을 외부에서 영입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ETF 사업의 경우 사업을 키우는 데 드는 인력과 비용이 상당하다"라며 "이미 많은 운용사들이 ETF 사업을 점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후발주자인 하나운용이 쉽게 성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란 전략적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월 말 기준 하나운용이 국내 ETF 시장에서 차지한 순자산가치 점유율은 0.3%로 업계 9위 규모다. 상장된 ETF 수도 4개에 불과하다. 하나운용에 한 단계 앞선 NH아문디자산운용이 1.4%의 점유율과 44개 상장 ETF를 보유한 것과 차이가 크다.

    반면 TDF의 경우 사업을 시작하는 데 있어 ETF보다 수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또 다른 운용사 관계자는 "ETF의 경우 인력·마케팅·브랜딩 등 초기 비용이 많이 들지만, TDF는 그렇지 않다"라며 "하나운용 입장에서 ETF보단 TDF에서 성과를 내기 쉬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한 "김태우 대표는 과거 다올자산운용에서 대표적 자산배분펀드 유형의 상품인 EMP 펀드를 성공적으로 확대한 바 있다"라며 "TDF도 EMP 펀드와 비슷한 성격을 가지고 있어 사업을 진행하는 데 한층 더 수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하나운용의 경우 하나은행, 하나증권 등 TDF 판매채널로 활용할 수 있는 하나금융그룹 계열사가 있어 점유율을 확대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에선 특히 이른바 '하나맨' 출신인 김태우 대표가 하나금융 계열사들의 든든한 지원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 대표는 1993년 하나은행에 입사한 공채 출신으로, 2000년대 초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 자리를 옮기기 전까지 근무했다.

    실제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10월 하나자산운용 출범식에서 축사를 통해 "대한민국 자산 관리 명가인 하나은행을 비롯해 증권, 캐피탈, 보험 등 하나금융의 국내외 영업 네트워크와의 협업을 통해 성장과 도약의 기회로 거듭나도록 하겠다"라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