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9과 비슷한 서스펜션 조율, 조작감 가벼워거주성·승차감 압도, 여럿이 타야 진가 발휘NVH 최고 수준, 실연비 경제성 부각
  • ▲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시승회를 시작했다. 탑승한 카니발 7인승 하이브리드 시그니처 모델의 모습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시승회를 시작했다. 탑승한 카니발 7인승 하이브리드 시그니처 모델의 모습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베스트셀링카가 좋은 차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는 명제다. 소비자들의 필요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경쟁 차종 대비 우수한 상품성과 합리적인 가격까지 갖췄기에 판매량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다. 기아 카니발은 그 자체로 하나의 장르가 된 모델로, 하이브리드에 대한 요구까지 부합하며 독보적인 경쟁력을 발휘했다.

    19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시작해 파주시를 거쳐 덕양구 시내까지 약 80km 구간에서 카니발을 시승했다. 이날 시승코스는 대부분 자유로와 고속국도 등 직선 구간 위주로 구성됐다.

    시승을 시작하면서 곧바로 떠오른 모델은 대형 전기 SUV인 EV9이다. 두 차종은 전장과 전폭, 전고와 축거까지 치수가 비슷해서인지 서스펜션과 댐퍼가 주는 느낌이 비슷하다고 생각됐다. 차를 움직이면서 핸들링할 때 좌우 롤을 일정부분 허용하면서도 불안하지 않은 느낌을 주는 점이 유사했다.
  • ▲ 3열에서 운전석쪽을 봤을 때 느껴지는 공간감이 광활하다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 3열에서 운전석쪽을 봤을 때 느껴지는 공간감이 광활하다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대형 차량 특성상 강하게 롤을 제어했을 때 비교적 높은 차체에서 갑작스러운 무게중심 변화로 인해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카니발과 EV9을 통해 기아는 대형 SUV와 RV를 조율하는 최적값을 찾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다음으로 느껴지는 부분은 스티어링 휠과 페달류의 조작감이다. 큰 차에 어울리지 않게 조작 감각이 매우 가벼우면서도 예민하다. 스티어링 휠의 반응성도 좋고, 페달류의 응답성도 좋아 세밀한 제어가 가능하다.

    너무 가볍게 느껴져 직진 안정성이 불안하지 않을까 했지만 기우였다. 차로유지 보조를 끈 채로 스티어링 휠을 잡은 손에 힘을 빼고있어도 차가 요철을 넘어갈 때 뒤틀리지 않았다.
  • ▲ 3열 시트를 접으면 더 많은 적재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 3열 시트를 접으면 더 많은 적재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시속 100km 이상에서는 속도 감응형이 적용됐다. 스티어링 휠도 고속 주행에 맞게 묵직해지고, 페달링도 다른 반응성을 보이는 듯했다. 사이드 볼스터도 몸을 더 잡아주면서 안정감을 더했다.

    주행 내내 시트의 편안함과 안락함을 느끼며 가던 중 주행을 시작한 이후 30분가량 지나자 허리디스크 보호모드가 작동됐다. 마사지 기능은 적당한 압력으로 기분좋게 허리를 풀어주며 5분 정도 지속됐다.

    운전자만을 위한 차가 아닌 만큼 중요한 실내 거주성과 승차감은 압도적이다. 운전석에서만 봐도 전폭 2미터에 달하는 광활한 실내 공간감이 느껴진다. 전륜 모델답게 승객석 바닥도 평탄하며, 3열까지 착좌위치가 2열과 다를 바 없어 성인 승객이 편안하게 탑승할 수 있다.

    차량은 2톤이 넘는 무게와 체격에 맞는 수준의 거동을 보여주며, 가속과 감속 등 대부분의 주행 상황에서 부드러움이 강조된다. 토크와 효율을 위주로 하는 세팅과 차량의 성격을 생각하면 전혀 아쉬울게 없는 구성이다. 다만 브레이크는 고속 영역에서 여지없이 밀리는 모습을 나타냈다.
  • ▲ 중간 기착점에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는 장식물로 꾸며져있었다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 중간 기착점에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는 장식물로 꾸며져있었다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댐퍼의 감쇠력과 잘 조율된 서스펜션은 시승하는 내내 인상적이었다. 노면의 잔진동을 억제하면서 고급스럽고 풍부한 댐핑 감각을 느끼게 했다. 하이리무진에 사용하던 쇽업소버를 일반 모델에 적용하면서 적지 않은 개선이 이뤄진 듯하다.

    개선된 쇽업소버는 무거운 짐을 싣고 탑승자가 많을 때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단단함도 보여줬다. 운전석에서 몸을 심하게 움직이면 댐퍼와 스프링이 약한 차들은 뒤뚱거리는 모습을 보이는데, 카니발은 흔들림이 전혀 없었다. 2열과 3열의 승객도 멀미없이 편안하게 장거리를 갈 수 있는 구조다.

    주행 성능이 강화되면서 향상된 NVH 부문 체감효과도 기대 이상이었다. 운전하는 내내 잡소리 하나 없이 조용하고, 방지턱이나 포트홀을 지나갈 때 불쾌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찾아볼 수 없었다. 엔진의 진동과 소음도 최소화돼 전반적인 만족도가 높았다.

    새로 도입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은 출력에 부족함이 없고, 연료비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에게 안성맞춤이다. 복합 연비는 13.5km/L로 인증받았지만 실 연비는 인증받은 수치를 상회하고도 남는다.
  • ▲ 중간 기착점까지 54.9km를 운행하면서 연비는 15.7km/L를 기록했다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 중간 기착점까지 54.9km를 운행하면서 연비는 15.7km/L를 기록했다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시승회에서는 연비 이벤트가 진행됐는데, 최우수 연비는 무려 19.0km/L가 나왔다. 배터리를 활용한 EV 주행모드를 유지하면서 탄력주행에 힘쓴 결과로 풀이된다. 결국 운전자의 주행방식에 따라 공인연비보다 충분히 좋은 수치를 기록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이브리드는 연비를 중심으로 구성한 시스템인 만큼 효율성이 부각된다. 빠른 배터리 충전을 원한다면 3단계로 구분된 회생제동 모드를 패들시프트로 설정할 수 있고, 이는 엔진브레이크처럼 활용하기에도 편리하다. 회생제동이 전기차만큼 강하지 않아 불쾌감도 덜해 효율적인 운전을 추구하기에 좋다.

    다만 배터리의 개입이 많지않은 편이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정차 후 출발 때나 추월가속 때 힘을 싣어주고, 탄력주행 때 모터가 개입하며 효율을 높이는 정도일 뿐 대부분 상황에서는 엔진이 우선한다. 충분한 배터리 양과 탄력주행 상황에서도 EV 주행모드가 설정되지 않을 때도 있어 시스템의 영민함도 떨어진다.

    시승차는 7인승 시그니처 풀옵션 모델로, 가격은 5764만원이다. 운전석 에르고 모션 시트와 지문인증 시스템, UV-C 살균 암레스트 수납함 등 편의사양과 디지털 키, 서라운드 뷰 모니터, HUD 등 첨단 기능들이 집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