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등재 회사 비율 5년 만에 2.1%p 반등…총수, 평균 2.8개 이사 겸직사외이사 비율 50% 넘는 가운데 반대 안건 16건, 0.2% 불과 '거수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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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집단의 동일인(총수)과 그 일가가 계열사 중 미등기 임원으로 재직하는 회사가 총 136곳으로 분석됐다. 등기 임원으로서의 경영상 책임은 피하면서 보수 등을 챙기는 관행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이사회 내에서 견제 기능을 해야 하는 사외이사가 '거수기' 역할을 하는 경향도 이어졌다. 사외이사가 반대한 안건은 전체의 0.2%에 불과했다.공정거래위원회는 26일 이런 내용의 2023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배구조 현황을 발표했다.이번 분석은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 82개 중 신규 지정 집단과 특별법에 따라 설립된 농협을 제외한 73개 기업집단을 대상으로 했다. 2735개 계열회사(상장사 309개·비상장사 2426개)에 대해 지난해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총수일가의 경영 참여 등을 조사했다.분석대상 회사 중 총수일가가 이사로 등재된 회사는 433개 사로 16.6%를 차지했다. 전체 이사(9220명) 중 총수일가 비중은 6.2%(575명)였다.총수일가 이사 등재 회사 비율은 최근 4년간 내림세였다. 2018년 21.8%에서 지난해 14.5%로 꾸준히 감소하다 올해 2.1%포인트(p) 반등했다. 주력회사,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에서 상대적으로 비율이 높았다.총수 일가의 이사 등재 회사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셀트리온(88.9%)이었다. 9개 계열사 중 8곳에 총수 일가가 이사로 등재됐다. 반면 삼천리, 이랜드, 미래에셋, 태광, DL 등 5개 기업집단은 총수 일가가 이사로 등재되지 않았다.총수는 평균 2.8개(총수 2·3세는 2.5개) 이사를 겸직하고 있었다. '대표이사나 사내이사'의 비율이 87.4%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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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일가가 이사회 구성원이 아닌 미등기임원으로 1명 이상 재직 중인 회사의 비율은 5.2%(136개 사)였다. 비율은 전년보다 0.1%p 감소했으나 회사 수는 지난해 126개에서 10개가 늘었다. 중흥건설이 10개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유진(8개), 하이트진로(7개), DB(5개) 등의 순이었다.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중은 51.5%였다. 지난해(51.7%)보다 0.2%p 줄었으나 여전히 절반을 넘었다. 사외이사의 이사회 참석률은 96.6%로 나타났다. 1년 전과 비교해 1.2%p 감소했다.이사회 상정 안건 중 원안 가결률은 99.3%에 달했다. 1년 전과 비슷했다. 원안대로 통과되지 않은 안건은 55건으로 전체의 0.7%에 불과했다. 이 중 사외이사가 반대한 안건은 0.2%인 16건에 불과했다.사외이사가 이사회 내에서 견제 기능 대신 거수기 역할에 그쳤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주주총회에서의 소수 주주 의결권 행사 강화를 위한 집중·서면·전자투표제 중 하나라도 도입한 회사는 전체의 86.4%였다. 증가 추세였다. 케이티앤지는 올 3월 사외이사 선임 안건으로 집중투표제를 시행했다. 공정위가 관련 분석을 시작한 2010년 이후 주주총회에서 집중투표제를 실시한 첫 사례다.상장사 소수 주주 이익 보호를 위해 상법에 도입된 소수주주권은 총 36건 행사에 그쳤다. 다만 주주제안권(16건)과 주주명부 열람청구권(10건) 행사 건수는 1년 전보다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