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등재 회사 비율 5년 만에 2.1%p 반등…총수, 평균 2.8개 이사 겸직사외이사 비율 50% 넘는 가운데 반대 안건 16건, 0.2% 불과 '거수기' 논란
  • ▲ 공정위가 26일 공시대상기업집단 지배구조 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연합뉴스
    ▲ 공정위가 26일 공시대상기업집단 지배구조 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연합뉴스
    대기업집단의 동일인(총수)과 그 일가가 계열사 중 미등기 임원으로 재직하는 회사가 총 136곳으로 분석됐다. 등기 임원으로서의 경영상 책임은 피하면서 보수 등을 챙기는 관행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사회 내에서 견제 기능을 해야 하는 사외이사가 '거수기' 역할을 하는 경향도 이어졌다. 사외이사가 반대한 안건은 전체의 0.2%에 불과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6일 이런 내용의 2023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배구조 현황을 발표했다.

    이번 분석은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 82개 중 신규 지정 집단과 특별법에 따라 설립된 농협을 제외한 73개 기업집단을 대상으로 했다. 2735개 계열회사(상장사 309개·비상장사 2426개)에 대해 지난해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총수일가의 경영 참여 등을 조사했다.

    분석대상 회사 중 총수일가가 이사로 등재된 회사는 433개 사로 16.6%를 차지했다. 전체 이사(9220명) 중 총수일가 비중은 6.2%(575명)였다.

    총수일가 이사 등재 회사 비율은 최근 4년간 내림세였다. 2018년 21.8%에서 지난해 14.5%로 꾸준히 감소하다 올해 2.1%포인트(p) 반등했다. 주력회사,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에서 상대적으로 비율이 높았다.

    총수 일가의 이사 등재 회사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셀트리온(88.9%)이었다. 9개 계열사 중 8곳에 총수 일가가 이사로 등재됐다. 반면 삼천리, 이랜드, 미래에셋, 태광, DL 등 5개 기업집단은 총수 일가가 이사로 등재되지 않았다.

    총수는 평균 2.8개(총수 2·3세는 2.5개) 이사를 겸직하고 있었다. '대표이사나 사내이사'의 비율이 87.4%였다.
  • ▲ 상장회사/비상장회사 총수일가 미등기임원 재직 현황(단위: 개).ⓒ공정위
    ▲ 상장회사/비상장회사 총수일가 미등기임원 재직 현황(단위: 개).ⓒ공정위
    총수일가가 이사회 구성원이 아닌 미등기임원으로 1명 이상 재직 중인 회사의 비율은 5.2%(136개 사)였다. 비율은 전년보다 0.1%p 감소했으나 회사 수는 지난해 126개에서 10개가 늘었다. 중흥건설이 10개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유진(8개), 하이트진로(7개), DB(5개) 등의 순이었다.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중은 51.5%였다. 지난해(51.7%)보다 0.2%p 줄었으나 여전히 절반을 넘었다. 사외이사의 이사회 참석률은 96.6%로 나타났다. 1년 전과 비교해 1.2%p 감소했다.

    이사회 상정 안건 중 원안 가결률은 99.3%에 달했다. 1년 전과 비슷했다. 원안대로 통과되지 않은 안건은 55건으로 전체의 0.7%에 불과했다. 이 중 사외이사가 반대한 안건은 0.2%인 16건에 불과했다.

    사외이사가 이사회 내에서 견제 기능 대신 거수기 역할에 그쳤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주주총회에서의 소수 주주 의결권 행사 강화를 위한 집중·서면·전자투표제 중 하나라도 도입한 회사는 전체의 86.4%였다. 증가 추세였다. 케이티앤지는 올 3월 사외이사 선임 안건으로 집중투표제를 시행했다. 공정위가 관련 분석을 시작한 2010년 이후 주주총회에서 집중투표제를 실시한 첫 사례다.

    상장사 소수 주주 이익 보호를 위해 상법에 도입된 소수주주권은 총 36건 행사에 그쳤다. 다만 주주제안권(16건)과 주주명부 열람청구권(10건) 행사 건수는 1년 전보다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