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한국경제 희망을 다시 쏜다]日 화장품 성지 앳코스메 도쿄(@cosme), 헤라·에스트라·이니스프리·VT코스메틱 등 입점한인타운 신오쿠보 日 사람들 북적… 韓 매운라면 인기
  • ▲ NUGU X B the B 팝업스토어ⓒ김보라 기자
    ▲ NUGU X B the B 팝업스토어ⓒ김보라 기자
    2024년. '푸른 용의 해'가 밝았다. 새 희망을 품고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지 3년째 되는 해이자 여러 의미로 중요한 총선이 열리는 해이다. 한국 경제를 보면 올해도 녹록잖은 한 해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밖으로는 신냉전으로 불리는 미·중 갈등이 첨예한 가운데, 결과에 따라 세계 경제에 상당한 파급력을 미칠 미 대선이 치러진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그에 따른 경제 블록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외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금리 인하가 기대되지만, 그 시기를 두고는 전문가들도 의견이 엇갈린다. 국내로 눈을 돌리면, 여전한 고물가 기조와 실업 한파 우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가계대출 급증, 저출산 문제 등 풀어야 할 과제가 한가득이다. 새해 우리 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새 희망을 쏘아 올릴 성장 모멘텀은 무엇이 있는지 짚어본다. <편집자 註>

    국내 식품·화장품 기업들이 10여 년 전 일본시장에 앞다퉈 진출했다. 하지만 진입 장벽이 높고 정치적 리스크에 따른 혐한 감정 확산 등으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2020년부터 넷플릭스 등 OTT를 통해 한국 문화나 제품이 주목받으며 국내 식품·화장품 기업들이 일본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12월16일 일본 도쿄 오모테산도 뮤지엄에서 열린 NUGU X B the B 팝업스토어. 이곳은 일본 스타일커머스 플랫폼 누구(NUGU)가 K뷰티 기업의 일본 진출 지원을 위해 기획했다. 지난달 14일부터 17일까지 국내 중소 화장품 업체인 달바·라라레시피 등 총 10개의 브랜드가 참여했다.

    행사장이 2층임에도 불구하고 일본 소비자들로 가득했다. 브랜드 부스 앞에는 친구들끼리, 혹은 연인과 함께 온 방문객들이 각종 이벤트와 체험을 위해 줄을 마다하지 않고 기다리고 있었다.

    행사 진행을 맡은 강지혜 메디퀘터스 일본사업부 전략기획실 PL은 기자와 만나 "3박4일로 진행되는 행사에 매일 150여 분의 소비자들이 방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 ▲ 앳코스메 도쿄에서 국내 화장품 코너 ⓒ김보라 기자
    ▲ 앳코스메 도쿄에서 국내 화장품 코너 ⓒ김보라 기자
    같은 날 일본 도쿄 하라주쿠에 위치한 일본 최대 뷰티 편집숍 앳코스메 도쿄(@cosme). 이곳은 1~2층 약 400평 규모의 플래그십 스토어로 일본 젊은 층 사이에서는 화장품 성지로 불린다.

    입구에 들어서자, 르세라핌, 아이브 등 국내 여자 아이돌의 모델로 앞세운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매장 직원은 "한국 아이돌의 영향을 받은 일본 인플루언서가 한국 미용이나 화장법 등 정보를 공유하면서 관심에 높아지는 것 같다"면서 "메이크업 제품만이 아니라 스킨케어 제품도 인기가 있다"고 말했다. 

    앳코스메 도쿄 매장 정중앙에는 @cosme 베스트 코스메틱 어워즈 2023 코너가 마련돼 있었다. 이 어워즈는 온·오프라인에서 사랑받는 제품들을 순위별로 진열해 놓은 곳이다. 몇 개의 리뷰를 받았고 별을 몇 점 받았는지를 표시해 놓았다.
  • ▲ 앳코스메 도쿄 2023년 결산 어워즈 코너ⓒ김보라 기자
    ▲ 앳코스메 도쿄 2023년 결산 어워즈 코너ⓒ김보라 기자
    베스트부스터 2위에 이니스프리 그린티씨드세럼이, 마스크부문 2위에 VT코스메틱의 브이티 시카 캡슐 마스크가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소비자 A씨는 "요즘 유행하는 한국 화장품은 어떨까 하고 이니스프리 그린티씨드세럼을 구매했었다"면서 "써보니 너무 만족스러웠다. 이 가격대에 효과를 보면서 또 사러 왔다"고 전했다.

    실제 일본 재무성은 지난 2월 일본 화장품 산업 전망이란 자료에서 "전 세계로 봤을 때 한국의 수출액은 세계 2위로 일본을 웃돌고 있다"며 "향후 한국 화장품의 시장 규모는 수출을 포함해 2019년 102억 달러에서 2027년 139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분석했다.
  • ▲ 일본 한인 타운으로 유명한 도쿄의 신오쿠보ⓒ김보라 기자
    ▲ 일본 한인 타운으로 유명한 도쿄의 신오쿠보ⓒ김보라 기자
    K뷰티뿐만 아니라 K푸드 역시 시장 깊숙이 스며들고 있었다. 같은날 일본 한인 타운으로 유명한 도쿄의 신오쿠보.

    일본 도심 한복판에 치킨, 삼겹살 등 한글어 간판을 내건 한식당들도 심심찮게 목격된다. 이곳이 서울 주요 상권인 홍대인가 강남인가, 이런 생각이 들 정도였다. 길거리엔 친구, 가족들이 호떡과 치즈볼, 닭강정 등을 나눠 먹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일본인 B씨는 "한식을 워낙 좋아하는데 예전에는 이곳에 치킨을 먹으러 자주왔다"면서 "오늘은 주꾸미볶음을 먹으러 왔다. 최근 몇 달간 주꾸미가 유행"이라고 말했다. 

    B씨처럼 매운 요리에 익숙하지 않은 일본에서도 매운 한식에 대한 관심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일본의 인기 식당 예약 어플인 핫페퍼 구루메의 핫페퍼 구루메 외식총연에서 2022년 6월 55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먹어보고 싶은 매운 한국 요리는?' 앙케이트 결과에 따르면 일본인들이 먹어보고 싶은 매운 한국요리로 찜닭이 1위, 낙지볶음, 오징어무침, 불닭, 감자탕이 각각 2~5위를 기록했다.
  • ▲ 일본 마트의 라면코너ⓒ김보라 기자
    ▲ 일본 마트의 라면코너ⓒ김보라 기자
    실제 농심의 신라면과 함께 삼양식품의 매운 볶음면인 불닭볶음면도 인기를 이끌고 있다. 신라면은 매운 국물 베이스의 라면으로 현지인 입맛을 사로잡았다면 불닭볶음면은 매운 볶음면 형태다.

    소비자 D씨는 "불닭볶음면은 사실 너무 매워서 스프를 다 넣지 않고 반 정도만 넣어 먹거나 까르보불닭을 먹는다"면서 "맵지만, 자꾸자꾸 생각나는 맛"이라고 평가했다. 이를 방증하듯 대형마트, 편의점 등 국내 라면 제품을 상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나고야무역관 시로야마치사키 무역관은 "음악과 패션, 메이크업 및 헤어 스타일에 이르기까지 문화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고 '한국스럽다'는 표현은 '멋있다'는 표현을 대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 ▲ 일본 대형마트의 주류코너ⓒ김보라 기자
    ▲ 일본 대형마트의 주류코너ⓒ김보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