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기술 지분 15% 매각… 경영권 행사에 필요한 51%만 남겨지난해 말 발전자회사 3.2兆 중간배당 이어 재무위기 극복 안간힘
  • ▲ 한전.ⓒ연합뉴스
    ▲ 한전.ⓒ연합뉴스
    올해 회사채 발행에 빨간불이 켜졌던 한국전력공사가 자회사인 한국전력기술의 지분을 일부 매각해 3500억 원쯤의 유동성을 추가로 확보했다.

    최근 발전자회사로부터 사상 처음으로 중간배당을 받기로 한 데 이어 재무 위기 극복을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2일 발전 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최근 미래에셋증권 등이 만든 특수목적법인(SPC)에 한전기술 지분 14.77%(564만5094주)를 팔았다. 매각 가격은 주당 6만2000원으로, 총 3500억 원 규모다.

    한전은 한전기술의 최대 주주다. 보유 지분은 65.77%로, 이번에 경영권 행사에 필요한 지분 51%를 남기고 나머지를 모두 처분한 것.

    한전은 지난해 말 한전기술의 일부 지분을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을 통해 매각하려다 실패했었다.

    한전이 자회사 지분을 매각한 것은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전은 지난해 6조 원대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문제는 영업손실로 올해 회사채 발행이 불가능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전력공사법에 따르면 한전은 원칙적으로 자본금과 적립금을 합친 금액의 5배까지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다.

    6조 원대 영업손실이 현실화하면 한전의 자본금·적립금 규모는 14조9000억 원으로 줄어든다. 올해 발행할 수 있는 한전채 한도는 지난해 기준 104조6000억 원에서 74조5000억 원으로 쪼그라든다는 계산이 나온다.

    현재 한전채 발행 잔액은 80조1000억 원쯤이다. 특단의 대책 없이 현 전망대로 3월 결산이 이뤄지면, 한전은 신규 회사채 발행은커녕 한도를 넘긴 5조6000억 원쯤을 즉시 갚아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이에 한전은 지난해 말 6개 발전자회사와 한전KDN에 사상 처음으로 중간배당을 요구해 최근 총 3조2000억 원의 유동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도 2조8000억 원 수준으로 줄였다.

    한전은 이번 한전기술 지분 매각으로 3500억 원의 유동성을 추가로 확보하게 되면서 올해 한전채 발행에 좀 더 숨통이 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