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SNS 통해 음모론 등 허위정보로 확증편향 부추겨현행 법상 처벌 조항 없어, 규제법안 10건 국회 계류 중독일, EU 등 선제적 법적 대응 주목... "강력한 처벌과 규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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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사건에 대한 음모론과 가짜뉴스가 유튜브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허위 정보가 확증편향을 부추기고 있는 가운데, 법적 가이드라인이 없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이 대표 피습 당일인 2일부터 유튜브와 SNS에서는 "흉기는 사실 나무젓가락" 혹은 "민주당의 자작극" 등의 음모론과 가짜뉴스가 쏟아졌다. 방송인 김어준 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해당 사건의 배후설을 제기하면서 논란을 증폭시키는 형국이다.전문가들은 유튜브와 SNS가 정치 양극단에 있는 사람들에게 각각의 성향에 맞는 정치 콘텐츠를 보여주면서 확증편향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확증편향은 '보고 싶어 하는 것만 본다'는 뜻으로, 해당 사안이 심화될 경우 사회 분열로 이뤄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국 사회 및 성격 심리학회는 '2024년 한국 사회가 주목해야 할 사회심리 현상'으로 확증편향을 최종 선정하기도 했다.문제는 현행 국내 법 체계에서는 음모론 등 허위 정보에 대해 처벌할 수 있는 가이드마련이 없다는 점이다. 형법과 정보통신망법상에는 명예훼손죄, 공직선거법의 허위사실 공표죄, 후보자 비방죄 등으로만 처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등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유해·허위·불법콘텐츠를 관리·조치하도록 의무를 부여하는 법안이 10건 정도 발의됐지만, 이마저도 국회에 계류된 상태다.독일에서는 2018년 1월부터 '네트워크 집행법(NetzDG)'을 적용, 가짜뉴스·허위 정보에 대한 법적 가이드마련을 마련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도 2020년 디지털 플랫폼 사업자에게 온라인상의 불법 콘텐츠 삭제를 강제하는 '디지털서비스법(DSA)'을 발의했다. 미국에서는 빅테크 플랫폼 기업의 불법 콘텐츠에 대한 면책 특권을 보장해주는 '통신품위법 230조'를 삭제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영국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의 '디지털뉴스리포트'에 따르면 한국 응답자의 53%가 '유튜브를 통해 뉴스를 이용한다'고 답했다. 전 세계에서 유튜브로 뉴스를 많이 보는 나라 1위로 꼽힌 것. 앱 통계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카카오톡의 지난달 MAU는 4102만 1737명으로 유튜브(4102만 1401명)와 격차가 336명에 불과하다. 이르면 이번 달을 기점으로 국내 1위 앱 자리를 유튜브에 허용할 것으로 보인다.유튜브 등이 국내에 미치는 파급력이 크지만,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국회에 계류된 법안 통과를 서둘러 이들에 대한 처벌과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정치권에서도 각종 음모론과 가짜뉴스가 확산하는 상황을 규탄하고 강력한 대응 의지를 밝혔다.윤희석 국민의힘 선임대변인은 "이 대표 피습 사건과 관련 각종 음모론을 유포하며 사회적 갈등을 조장하는 혼란스러운 모습이 곳곳에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현 상황을 엄중히 직시하며 모든 음모론과 가짜뉴스에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