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416억원, 지주사로 들어가'태영건설과 관계 단절하고 지주회사 지키려는 의도' 지적당국, 추가 대책 없으면 법정관리 검토할듯
  • ▲ 태영건설 사옥. ⓒ태영건설
    ▲ 태영건설 사옥. ⓒ태영건설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이 지주회사인 티와이홀딩스에 자금을 출연하면서 당국으로부터 '꼬리자르기' 의심을 받고 있다. 태영그룹이 태영건설과의 지분관계를 단절하고 피해를 협력업체와 수분양자들에게 떠넘기려 한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태영그룹이 만족할만한 추가 자구안을 내놓지 않는다면 법정관리 시나리오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업계에 따르면 티와이홀딩스는 지난 5일 윤 회장을 대상으로 416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를 발행했다고 공시했다. 

    태영그룹측은 당초 윤 회장의 태영인더스트리 지분을 매각해 태영건설에 416억원을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태영건설을 직접지원하는 대신 지주회사인 티와이홀딩스의 채권을 매입하는 간접 지원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해당 자금이 태영건설에 직접 지원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를 자구안 이행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앞서 태영그룹은 채권단에 ▲태영인더스트리 지분 매각대금 1549억원을 태영건설에 지원하고 ▲블루원 지분 담보 제공 후 매각 추진 ▲에코비트 매각 후 태영건설에 지원 ▲평택싸이로 지분 62.5% 담보제공 등 4가지 방안을 자구안으로 제출했다. 

    시장에서는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하더라도 부동산 경기 침체국면에서 경영 정상화가 어려워보이는 만큼 태영그룹이 태영건설을 꼬리자르기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태영그룹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중 890억원을 티와이홀딩스의 연대채무 상환에 사용하기도 했다. 이 역시 태영건설과의 관계를 단절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되고 있다. 사실상 정상화가 어려운 태영건설을 지원하기 보다 오너 일가와 지주회사, 핵심 계열사들을 지키려고 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우선 최후통첩 시한인 7일까지 태영그룹의 입장을 기다리겠다는 계획이다. 시한까지 태영그룹이 만족할 만한 대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법정관리도 검토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대통령실도 지난 5일 "태영건설이 계속 무성의하게 나오면 워크아웃으로 못 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태영그룹이 내놓을 수 있는 추가 대책으로는 오너 일가의 사재출연과 티와이홀딩스 지분을 통한 유동성 확보 방안 등이 거론된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진행 여부는 오는 11일 열리는 1차 채권단협의회에서 결정된다. 워크아웃에 들어가지 못할 경우 법정관리에 돌입할 가능성이 커진다.

    한편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오는 8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금융지주 PF 담당 임원들과 은행연합회 관계자들을 불러 부동산 PF 현황 및 대응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PF 시장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면서 시장에서는 제2의 태영건설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주요 건설사들 중 롯데건설(212.7%), 현대건설(121.9%), HDC현대산업개발(77.9%), GS건설(60.7%), KCC건설(56.4%), 신세계건설(50.0%) 등이 작년 9월 말 기준 자기자본 대비 PF 보증 규모가 50%를 넘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여기에 올해 상반기 중 만기가 도래하는 주요 건설사들의 회사채 규모도 총 2조37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