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이마트·신세계 주가 10%·7% 하락롯데케미칼 14% 내려…태영發 PF위기 영향건설 자회사 자금 지원 우려감에 실적악화까지 투자자 이중고
  • 태영건설發 부동산파이낸싱(PF)위기가 신세계와 롯데그룹 핵심 계열사인 이마트와 롯데케미칼 등의 주가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사업부진에 계열 건설사의 PF우려까지 겹치면서 좀처럼 반등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5일까지 이마트의 주가는 9.7% 하락했다. 10거래일 중 강보합권에서 머물었던 2거래일을 제외하곤 줄곧 내림세를 유지했다. 신세계그룹의 주요 축인 신세계 주가도 마찬가지 흐름이다. 신세계는 같은 기간 7.2% 하락했다. 

    시계열을 넓혀보면 주가 급락세는 더욱 뚜렷하다. 지난해 2월과 1월 각각 12만원, 24만원에 육박하던 이마트와 신세계 주가는 저점을 낮추고 우하향하며 등락을 거듭했다. 지난 10월부터는 이마트는 6만원대 후반~7만원대, 신세계는 16만~17만원 안팎 박스권에서 주가가 갇혀 있다. 

    이들 주가가 고전하는 건 업황이 어려운 영향이 가장 크지만, 계열사인 신세계건설의 부동산 PF 리스크로 반등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마트는 신세계건설 지분 42.7%를 보유한 대주주다. 신세계건설은 지난 3분기 영업손실 485억원을 기록하며 4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이후 신세계건설을 포함해 건설업계 전반에 대한 우발부채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신세계도 신세계건설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신세계는 '신세계의정부역사' 지분 27.6%를 보유하고 있는데, 신세계의정부역사는 신세계건설이 지분 19.9%를 보유하는 등 복잡하게 얽혀 있다. 

    시장에선 건설업계 PF 우려감이 커지는 만큼 신세계건설에 대한 자금 수혈 가능성에 당분간 이들 주가가 횡보하거나 약세를 보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과거 롯데케미칼 사례에 비춰볼 때 시장에선 이같은 해석에 힘이 실린다. 롯데케미칼은 레고랜드사태 여파가 한창이던 지난 2022년 말 건설 계열사인 롯데건설 유상증자에 참여한 바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분율(43.79%)에 따라 유증에 참여해 876억원을 출자하는 등 총 5800억원가량 자금 지원에 나섰다. 당시 수요 둔화와 공급 과잉 악재에 분기 사상 최대 적자를 보는 상황에서도 자회사 지원에 나서면서 주가가 출렁였다. 

    최근 롯데케미칼 역시 자회사의 부동산 PF 우려까지 겹쳐 주가가 부진하다. 나이스신용평가는 9월 말 롯데건설의 시행사에 대한 PF 우발채무를 4조9700억원으로 추산한다. 롯데케미칼의 주가는 올 들어 지난 15일까지 13.8% 하락했다. 

    마찬가지로 건설 자회사 부담에 더해 업황 악화까지 이중고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의 4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 5조1185억원, 영업손실 72억원이다. 이에 따른 연간 실적 전망치는 매출 19조9830억원, 영업손실 925억원으로 2년 연속 연간 영업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공급 과잉과 수요 부진으로 의미 있는 시황 회복은 어려워 보인다"면서 롯데케미칼의 주가를 기존 18만원에서 15만5000원으로 하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