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 투자 심리 위축증권가, 이차전지 기업 목표주가 줄줄이 하향 조정"전기차 재고가 정상화, 1개 분기 이상 소요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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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고공행진을 이었던 이차전지 관련주의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이 멈칫하면서 투자자들의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이차전지 기업의 목표주가 하향 조정에 나서는 등 반등 시기를 늦추고 있는 모습이다. 

    18일 금융정보업체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의 목표주가를 55만원에서 50만원으로 조정했다. 삼성증권 역시 포스코퓨처엠의 주가를 35만원에서 31만으로 재조정했다. 

    KB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도 전일 삼성SDI 의 목표주가를 각각 80만원에서 65만원으로, 68만원에서 59만원으로 낮췄다. POSCO홀딩스의 주가는 하이투자증권과 SK증권이 각각 62만원에서 59만원, 65만원에서 60만원으로 조정했다.

    LG화학과 엘앤에프도 지난해 4분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하면서 증권사들은 이들이 목표주가도 낮췄다. 동종업계 중 4분기 실적 발표를 마친 LG에너지솔루션은 이미 어닝쇼크를 기록하며 시장의 기대치를 낮추는데 한몫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엔솔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3382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53.7% 줄었다. 이는 시장의 영업이익 기대치였던 5900억원 수준을 한참 밑도는 수치였다.

    실적 발표 이후 LG엔솔의 주가는 40만원 선이 붕괴되는 등 하락폭이 커진 바 있다. 17일 기준으로는 전일 대비 2.62% 빠진 39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아직 실적 발표 전인 삼성SDI도 시장 기대치를 밑돌 가능성이 크다. 신한투자증권은 삼성SDI의 4분기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21% 줄어든 3893억원으로 제시했다. 

    올해도 전반적으로 이차전지 관련주의 투자 환경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북미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량이 지난해 6월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이에 따른 재고자산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판가 하락세도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배터리와 양극재 등의 가격은 주요 원자재 가격에 연동돼있다. 핵심 원자재인 중국산 탄산리튬의 경우 지난해 1월 kg당 474.5위안에서 지난해 12월 86위안으로 5분의1로 떨어졌다.

    배터리 업체들은 수개월 전에 비싼 가격에 매입한 원자재로 배터리를 만들어 현재의 낮아진 원자재 가격에 맞춰 책정된 단가로 판매하는 상황이라 실적 역시 부진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세계적으로 높아진 금리와 경기 둔화 우려 등의 영향으로 약세로 돌아선 전기차 수요가 빠른 시일 내에 회복되긴 쉽지 않아 보인다"며 "특히 높아진 전기차 재고가 정상화되기까지는 적어도 1개 분기 이상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며 이 과정에서 배터리 셀 수요 감소세는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