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액자산가 대상 임원급 PB 주축 청담점 폐쇄연말부터 전국 9곳 지점 통폐합내부통제 이슈 영향
  • 미래에셋증권이 소위 잘나가던 '선수'들이 포진됐던 청담 갤러리아WM을 없애는 등 지점 효율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일부로 서울 청담동 더트리니티플레이스에 위치한 갤러리아WM을 폐쇄, 인근 신사동에 위치한 압구정WM과 통합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11월부터 영업지점 효율화에 가속도를 내고 있는데, 강도 높은 영업점 관리 기조에 내부적으로 술렁이는 분위기다.

    연말부터 올초까지 서울지역에서만 갤러리아WM을 비롯해 삼성역WM, 잠실새내역WM, 명동WM, 용산WM 등 5곳, 지방권 서울산WM, 전주WM, 안동WM, 통영WM, 군산WM을 포함해 총 10곳의 지점이 통폐합됐다.

    증권업계가 비용 절감을 위한 지점 효율화를 지속하는 가운데 미래에셋증권 역시 마찬가지 기조를 펴고 있다.

    해당 기조가 업계 전반에 퍼진 분위기라지만 내부에서 갤러리아WM의 폐점은 여타 지점의 축소와는 다소 다른 무게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보통 임대료와 운영 및 관리비 측면에서 부담을 상쇄하기 위해 효율성과 수익성 제고를 위한 방안으로 지점을 통폐합하는데, 청담지점은 소위 잘나가던 점포다.

    사전예약제로만 운영되는 지점으로, 초고액자산가 타깃 영업에 특화돼 주고객층은 재산이 수십억원 넘는 고액자산가들이다. 

    창사 이래 첫 영업부문 여성 임원인 이경민 전무와 서재연 상무, 정은영 상무 등 대부분 임원급 PB가 포진해 있었다. 

    직원 개인의 성과를 중시하던 옛 대우증권 소속 점포로 대우증권 출신 PB, 그중에서도 마스터PB를 주축으로 운영돼왔던 만큼 내부적으로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곳이다.

    이번 지점 통폐합에 따라 소속 PB들은 일부는 인근 압구정WM, 일부는 을지로 센터원WM 등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한때 가장 많은 마스터PB를 배출하던 점포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건 회사의 영업점 내부통제 강화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갤러리아WM 소속 상무급 PB가 LB그룹 회장 일가의 자금을 도맡아 운용하다가 손실을 덮기 위해 서류를 조작하고 각종 횡령을 벌여 구속된 일이 트리거가 됐다는 전언이다. 

    이 일로 미래에셋증권이 국정감사에서도 오르내리자 금융당국도 관련 조사에 착수했고, 회사도 전사적으로 강도 높은 지점 감사를 진행한 바 있다.

    그간 갤러리아WM의 폐쇄적인 독자 노선이 문제가 됐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무게감 있는 PB들이 대거 포진해있던 만큼 중앙 관리 측면에서도 녹록치 않았던 면이 있었다는 전언이다. 

    때문에 일각에선 미래에셋증권의 '대우증권 지우기' 성격이란 해석도 나온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022년 미래에셋대우에서 현재의 사명으로 변경한 데 이어 조직 쇄신을 명분으로 임원 인사와 희망퇴직 등을 통해 대규모 세대교체를 단행해왔다. 

    영업점 한 직원은 "갤러리아WM은 실적으로나 소속된 직원들의 라인업으로나 상징성이 있던 지점"이라면서 "내부통제 이슈를 비롯해 임직원 관리 차원에서 이번 결정이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 지점장은 "최근 지점이 대거 통폐합되는 가운데 갤러리아WM까지 사라지는 걸 보면서 지점장들 사이에선 우리 지점도 곧 사라지는 게 아니냐는 위기감이 퍼지고 있다"면서 "다른 지점으로 흡수돼 일반 PB로 적응해야 하는 전직 지점장들의 박탈감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회사 관계자는 "금융감독원 지침에 따른 지점 대형화 및 장기 근속자 순환 배치 차원"이라면서 "또한 갤러리아WM은 임대료가 굉장히 비쌌던 점포로 비용적인 부분을 감안한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