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업황 둔화에 수익성 '뚝'관련주 소폭 반등에도 힘 못써올 들어 이차전지 시총 50조 증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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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후폭풍에도 2차전지 관련주들은 일제히 강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하지만 최근 이차전지 대장주들이 오르락내리락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차전지들의 주가는 지난해 대비 크게 빠졌다. 코스피 이차전지 대장주인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주가는 올 들어 10% 이상 하락했으며, 포스코퓨처엠도 비슷한 흐름을 이었다.

    코스닥에서는 에코프로 그룹주들이 최고점 대비 20% 가량 넘게 급락했다. 연일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전반적으로는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이날 기준 이차전지 테마주의 최근 3일 등락률도 마이너스(-0.65%) 기록 중이다.

    앞서 테슬라가 올해 전망을 다소 비관적으로 바라보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운 것도 주가하락에 일조했다. 테슬라의 영업이익은 20억64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47% 줄었다. 영업이익률도 8.2%로 전년 동기(16%) 대비 반 토막 났다. 한 달 새 시총만 277조 원 증발했다. 

    코스피·코스닥 합산 시가총액 상위 50위 안에 속하는 이차전지 종목 총 9개는 1월 초 308조 원의 규모에서 지난달 말 기준 259조 원대로 감소했다. 새해 들어 50조 원에 가까운 시총이 사라진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증권가에서는 목표주가를 낮추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평균 목표주가는 1개월 전 59만7261원에서 52만4500원으로 낮아졌다. 삼성SDI(73만3684원→66만6316원), 에코프로비엠(32만7278원→29만2444원)도 목표주가가 하락했다. 같은 기간 엘앤에프의 목표주가도 18.25% 하향 조정됐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당분간 힘을 내기엔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환경이라고 분석했다. 전기차 시장 성장률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한데다 경쟁 심화에 따른 평균판매 단가도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향후 이들의 수익성 행방에도 물음표가 붙으면서 주가 변동성은 지속될 전망이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국내 이차전지 업종 주가 흐름은 박스권 내에서 변동을 거듭할 것"이라며 "특히 완성차 업체(OEM)들의 높은 전기차 재고수준이 안정화되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돼 국내 배터리 셀, 소재 업체들의 실적 하락세는 올 1분기까지도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은 "다시 추세를 되돌리려면 글로벌 배터리 정책이 바뀌든지 업황이 바뀌어야 하는데 정책도 업황도 나쁘다 보니 방향을 돌리는 건 말이 안 되는 것 같다"며 "추세 하락 중 간헐적 반등이 일어났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