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애리조나 공장 물색삼성 테일러 공장 내년부터 양산AI 시대 주도권 쥔 美서 승부수
  • ▲ SK하이닉스 HBM3 제품 이미지 ⓒSK하이닉스
    ▲ SK하이닉스 HBM3 제품 이미지 ⓒSK하이닉스
    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도 미국에서 반도체 생산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국이 최근 몇 년 동안 중국을 따돌리고 반도체 핵심 생산 국가로 올라서기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술 주도권까지 쥐게 되면서 삼성과 SK에게도 미국 생산의 의미는 커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일 소식통을 인용해 SK하이닉스가 미국 내 최첨단 패키징 공장 부지로 인디애나주를 선정했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신설되는 공장에선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AI 가속기 핵심인 HBM(고대역폭메모리)가 생산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는 "현재 투자 방안을 검토하는 중이며 최종 결정난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반도체업계에서도 이미 지난 2022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화상 면담을 통해 220억 달러(약 29조 원) 규모 미국 투자를 공식화한 바 있어 이후 관련 작업에 속도를 내고 최종 부지 선정 발표만 앞두고 있을 것이란 관측을 하고 있다.

    바이든 정부도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반도체 관련 성과와 새로운 공약들을 쏟아내고 있는만큼 이미 미국 투자를 결정한 SK하이닉스가 최종 부지 선정에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미국 텍사스 테일러에 파운드리 공장을 신설하고 있는 삼성에 이어 SK하이닉스까지 패키징 공장을 지으면 본격적으로 한국 반도체의 미국 생산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 ▲ 삼성전자 미국 테일러공장 건설 모습 ⓒ
    ▲ 삼성전자 미국 테일러공장 건설 모습 ⓒ
    SK하이닉스는 글로벌 HBM 시장 1인자로 AI 반도체 투자 붐이 시작되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현재로선 AI 반도체 시장 주도권을 쥐고 있는 엔비디아가 가장 큰 고객이지만 AI 투자가 확산되면서 자체 AI 칩을 만들기 위한 글로벌 빅테크들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조짐이 감지된다.

    새롭게 HBM 고객사가 될 수 있는 곳들 상당수가 미국의 빅테크라는 점에서도 SK하이닉스의 미국 생산기지는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구글, 아마존, 메타 등이 이미 자체 AI 칩 개발에 들어갔거나 개발을 마치고 본격적인 생산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등 꽤나 상황이 진척됐다. 이 과정에서 SK하이닉스가 고객 근거리에서 HBM을 조달할 수 있다는 점은 상당한 장점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최근 한국을 방문해 협력을 논의했던 '챗GPT' 개발사인 오픈 AI와도 사업이 더 용이해질 수 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주 한국을 찾아 SK하이닉스 최고경영진을 만나고 최태원 회장과도 면담해 AI 반도체 협력관계 구축과 HBM 공급안 등에 대해 상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당초 올해 가동을 목표로 잡았던 테일러 공장 양산 시점을 내년으로 다소 늦췄지만 기존 계획에서 큰 차질 없이 미국 생산 일정을 이어갈 전망이다.

    최근 한국을 찾은 브랜트 리델 시장은 "테일러 공장 건설이 문제없이 진행되고 있으며 최근 공장에 현판도 내걸었다"고 말하며 삼성전자 팹(Fab) 준비가 순항하고 있음을 알렸다.

    미국 정부가 현지 투자 기업에 지급하는 반도체 지원법(일명 칩스법) 보조금도 내달 지급될 것으로 예상되며 투자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현지 투자가 상당부분 진행된 삼성전자와 함께 대만 TSMC와 미국 인텔이 첫 보조금 수혜 기업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팹 하나 당 최대 30억 달러까지 각 프로젝트 총 비용의 15%가 지원될 수 있다. 여기에 대출, 대출보증, 세금 공제혜택까지 더하면 총 390억 달러 규모의 지원이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