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신메모리, 중국 최초 HBM 자급 꿈꿔"한국 메모리업계 종사자 모십니다" 러브콜고연봉에 체류비·자녀학비까지 특급 대우이미 넘어간 한국인 다수앞서 삼성전자 기술유출 논란도 '진행형'
  • ▲ CXMT가 최근 개발한 LPDDR5 제품 이미지 ⓒCXMT
    ▲ CXMT가 최근 개발한 LPDDR5 제품 이미지 ⓒCXMT
    중국  최대 D램 제조사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인공지능(AI) 반도체 필수인 HBM(고대역폭메모리) 개발에 뛰어들며 또 한번 한국 인력 빼가기에 시동을 걸었다. CXMT는 앞서서도 전직자들을 통해 삼성전자의 D램 공정 정보를 유출해가고 꾸준히 한국 반도체 인재들을 영입한 바 있다.

    5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CXMT는 최근 AI 반도체로 각광받는 HBM 자체 생산을 위해 제품 개발에 착수하고 장비 투자에 나서는 동시에 한국 메모리 반도체 기술자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헤드헌팅이나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국내 반도체 기업 종사자들을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XMT는 중국 최대 D램 제조사로 허페이시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다. 현재는 18.5나노미터(nm) 공정 D램까지 생산이 진행됐을 정도로 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 말에는 LPDDR5 시리즈 제품을 출시하며 빠르게 국내 메모리 기업들의 기술 수준을 따라오고 있다는 평가다.

    이런 CXMT가 최근엔 AI 반도체 핵심인 HBM 개발까지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닛케이아시아는 최근 보도를 통해 CXMT가 중국 최초로 HBM 개발을 위한 초기 인프라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이미 미국과 일본 장비사를 통해 HBM 생산에 필요한 장비를 사들였다고 전했다.

    미국이 중국 반도체 산업에 강력한 규제를 가하고 있지만 CXMT는 HBM처럼 AI로 최근 각광받기 시작한 제품을 제조하는데 필요한 장비 등은 아직 규제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활용해 개발을 추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여전히 미국 규제의 한계와 기술 장벽으로 CXMT가 국내 SK하이닉스나 삼성전자 같은 수준의 HBM을 개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CXMT 측도 우선은 자국 내 AI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수준까지 제품을 생산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고 분석된다.

    이를 위해서 CXMT는 한국 메모리 기업 인력들을 확보하고 기술 유출까지 서슴지 않았던 과거 행보를 되풀이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미 국내 반도체업계에 광범위하게 인력 확보망을 뿌려놓은 상황이지만 이번에 HBM 분야에 뛰어드는만큼 특히 더 HBM 개발 및 생산 관련 경력이 있는 인력들을 대거 수혈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CXMT에서는 한국 메모리 반도체 기술자들에게 한국 기업의 2배 이상의 연봉과 다양한 복지를 보장하며 중국행을 독려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경력 5년 미만의 저연차 경력자들에게도 억대 연봉을 제시하는가 하면 가족과 함께 중국으로 넘어오는 이들을 위해선 거주지와 자녀 학비 등을 제공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국내에선 아직 CXMT에 D램 기술을 유출한 이들의 재판이 한창이다. 전직 삼성전자 부장과 관계사 전 직원 2인 등은 삼성전자의 18나노 D램 공정 기술과 설계기술 자료 등을 무단 유출해 CXMT에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현재 이미 CXMT 내에 한국 인력들이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고 기술유출 문제가 속속 수면 위로 떠올라 재판까지 가는 상황에서도 물 밑에서 꾸준히 한국 기술자들을 영입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