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LF·신세계인터, 작년 실적 일제히 악화 추세소비 침체에 트렌드 변화… 재고부담 부쩍 늘어올해도 니치 향수 등 사업다각화가 업계 화두로
  • ▲ 롯데백화점 패션 할인행사의 모습.ⓒ롯데쇼핑
    ▲ 롯데백화점 패션 할인행사의 모습.ⓒ롯데쇼핑
    패션업계가 지난해 불황의 불똥을 맞았다. 주요 패션업계의 실적이 일제히 악화되면서 부진을 면치 못한 것이다. 특히 수익성의 악화는 업계 전반의 두드러진 현상이 되고 있다. 고부가가치 상품에 대한 수요의 감소가 수익성 악화에 직접적인 배경이 됐다.

    패션업계는 이에 맞춰 브랜드 재정비 등을 통해 성장 모델을 전환하겠다는 전략이다.

    7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패션 업계의 지난해 실적은 일제히 악화되는 중이다.

    한섬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1005억원으로 전년 대비 40.3%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이 1조5289억원으로 전년 대비 0.9% 감소에 그쳤음에도 이익이 두드러지게 감소한 것이다. 

    LF는 작년 영업이익이 622억원으로 전년 대비 66.38% 감소했다. 매출도 1조9007억원으로 전년 대비 3.45% 줄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작년 영업이익 487억원, 매출 1조3543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전년 대비 57.7%, 12.8% 감소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영업이익 감소를 피하지 못한 셈이다. 대형 패션사 중 유일하게 삼성물산 패션부문만 전년 실적을 유지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4분기 성수기의 호실적을 거두며 작년 매출 2조510억원, 영업이익이 1940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2.5%, 7.8% 늘었다.

    비교적 선방한 삼성물산 패션을 제외하더라도 최근 패션업계의 분위기는 최근 소비침체에 따른 의류 소비의 감소에 직격탄을 맞았다. 물가 상승으로 생필품 가격이 치솟는 상황에서 우선적으로 패션 수요부터 줄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브랜드의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특히 기존 브랜드가 아닌 온라인에서 출발한 팬덤을 보유한 신규 브랜드가 MZ세대 소비자를 이끌며 본격적인 성장을 보이는 중이다.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의 영향력도 부쩍 늘었다. 

    반면 패션업계의 재고부담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크게 늘었다. 작년 3분기 기준 주요 패션업계의 재고자산은 전년 대비 10~20% 증가세를 보이는 중이다. 이런 상황은 패션업계가 필연적으로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게 되는 배경이 되고 있다.

    이미 주요 패션업계는 올해 시장을 겨냥한 체질변경을 본격화하는 중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저효율 브랜드의 정리를 통해 패션 브랜드를 49개에서 지난해 기주 42개로 줄이고 프리미엄 니치향수 사업 등을 통해 사업 다각화를 진행하고 있다. 한섬도 작년 11월 니치 향수 브랜드 ‘푸에기아 1833(FUEGUIA 1833)’ 첫 매장을 오픈하는 등 뷰티, 향수 사업을 강화하는 추세다. LF 역시 프랑스 니치향수 편집숍 ‘조보이(JOVOY)’를 통해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이는 등 10여개 브랜드를 보유 중이다. 

    임지연 삼성패션연구소장은 작년 12월 ‘2024년 패션 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불황기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으로 기업은 수익성을 무엇보다 우선 고려해야 한다”며 “이미 국내 패션 마켓의 양적 성장은 한계에 이르렀다는 지적도 있다. ‘덜 팔면서도 더 버는’ 수익성 개선 게임은  가장 중요한 미션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