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매출 2조6056억원 ‘사상 최대’… 영업익 105%↑원자재 가격 인상 판가 반영… 리모델링 수요 견조 덕올해 목표치 영업익 1629억원, 수주 2조2360억원 제시
  • ▲ ⓒ현대엘리베이터
    ▲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엘리베이터가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경신하며 실적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리모델링 수요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데다 코로나19로 급등했던 원자재 가격을 판가에 순차적으로 반영하며 수익성이 개선된 덕분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2조6056억원, 영업이익 884억원의 실적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22.4%, 영업이익은 105.4%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기간 순이익은 291% 늘어난 3059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매출액은 사상 최대를 달성, 2022년의 부진을 완전히 털어냈다는 평가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2022년 원자재 가격 상승과 코로나19에 따른 중국 봉쇄로 영업이익이 64.4% 급감한 458억원에 그쳤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경기침체를 겪은 2011년 267억원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었다. 

    다만 호실적이라기 보단 실적 정상화로 보기 가깝다는 게 업계 안팎의 해석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해 매출액 1조8262억원, 영업이익 1473억원을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실제 실적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목표치를 크게 웃돌았지만 영업익은 목표치에 미치지 못하고 세 자릿수대에 머물고 있다.

    리모델링과 유지보수 부문 성장이 이어지며 매출이 늘었고 원가절감 노력과 원자재 가격 안정화에 따라 영업이익이 개선됐다. 순이익은 주주대표소송 관련 손해배상금 수취 등에 따라 증가했다. 아울러 지난해 현대무벡스가 연결대상 종속법인으로 신규편입된 점도 실적 성장세에 영향을 미쳤다. 

    회사는 올해도 실적 회복과 성장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올해 전망치로 영업이익 1629억원, 수주 2조2360억원을 제시했다. 영업익의 경우 지난해 달성한 영업익을 두 배 이상 뛰어넘는 수준이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글로벌 톱5·매출 5조원·해외 매출 비중 50%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올해 건설·부동산 경기 둔화로 신규 설치 수주는 주춤할 것으로 전망되나 리모델링 수요는 견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승강기는 설치 15년이 넘으면 노후 승강기로 분류된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설치된 승강기 84만여대 가운데 30%에 달하는 25만대는 설치된 지 15년이 경과한 노후승강기다. 매년 2만~5만대 가량이 교체된다. 

    2019년 개정된 승강기 안전관리법도 노후 승강기 교체를 촉진시키고 있다. 법안에 따르면 노후 승강기는 3년마다 정밀 안전검사를 받아야 하며, 안전 장치를 갖추지 않은 승강기엔 장치 설치가 의무화됐다. 잦은 안전검사와 장치 설치 비용을 고려하면 승강기를 교체하는 것이 경제적이다. 

    원자재 가격이 안정화한데다 승강기 납품단가 인상으로 수익성 개선작업도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 2021년부터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며 승강기 주요 부품인 ▲철판 ▲주물 ▲가이드 레일 ▲와이어 로프 등의 가격이 모두 치솟은 바 있다. 그러나 작년 3분기부터 글로벌 경기부진과 수요위축에 따라 국제 원자재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일례로 2021년 1kg당 1290원이었던 철판 가격은 작년 3분기 말 890원으로 조정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현대엘리베이터는 2021년 하반기부터 승강기 납품단가 정상화를 추진해왔다. 내수용 승강기 가격은 지난 2021년 평균 5200만원에서 6000만원으로, 작년 3분기 7000만원으로 올랐다. 같은기간 수출용 승강기 가격 또한 3200만원에서 3600만원, 5900만원으로 조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해 단일 건 기준 창사 이래 최대 규모 수주에 성공하는 등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면서 “올해의 경우 건설경기 악화로 신규 설치 시장은 주춤하겠지만 교체 수요는 견조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