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뺑뺑이 현실로 병원 7곳서 '수용 불가' 통보전공의 1만명 넘게 사직서 제출… 근무지 이탈 900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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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규모 전공의 사직과 근무지 이탈로 의료공백이 심화한 가운데 결국 응급실 뺑뺑이 사망자가 발생했다. 

    26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정오께 의식 장애를 겪던 A(80대) 씨가 심정지 상태로 구급차에 실려 갔으나 전화로 진료 가능한 응급실을 확인하다 53분 만에야 대전의 한 대학병원(3차 의료기관)에 도착한 후 사망 판정을 받았다.

    A씨는 병상 없음, 전문의·의료진 부재, 중환자 진료 불가 등 사유로 병원 7곳에서 수용 불가를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말 사이에만 대전에서 18건의 응급실 지연 이송이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응급실 뺑뺑이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은 전공의 사직 행렬 직후 발생하고 있었고 여러 전조증상이 발견된 바 있다. 위험성을 인지한 채 벌어진 일이어서 사회적 공분이 커지고 있다. 
     
    본보 역시 실시간 응급실 현황이 보고되는 '중앙응급의료센터 종합상황판'에 환자를 받기 힘들다는 응급실 메시지가 나오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수도권 외 지역에서 문제가 커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정진행 서울대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장은 이날 오전 전공의들과 만남을 갖고 "우리 국민 중 응급실 못 가는 분 계시느냐"며 "의료대란 일어났다고 부추기는 정부와 언론은 반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의대 교수입장에서 전공의들의 상황을 옹호하고 강경한 정부 방침에 대한 비판을 한 것이지만 실제 사망 사건이 나오면서 상황은 급반전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러한 사태가 계속되면 응급실 뺑뺑이는 가속화될 수밖에 없고 사망자는 속출한다는 것이 응급실 의료진들의 중론이다. 

    한편 이날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주요 100개 수련병원을 서면 점검한 결과 23일 오후 7시 기준 소속 전공의의 80.5%인 1만34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근무지 이탈자는 소속 전공의의 약 72.3%인 9006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