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F 때만큼 내부통제 부실 있다고 보기 어려워""배상비율 100% 이론상 가능…현재까지 사례없어"
  • ▲ 이세훈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홍콩 H지수 ELS 대규모 손실 관련 분쟁조정기준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 이세훈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홍콩 H지수 ELS 대규모 손실 관련 분쟁조정기준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이세훈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은 11일 “다수의 홍콩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투자 사례의 배상 비율이 20~60% 범위 내 분포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0~100%로 설정된 홍콩ELS의 배상비율이 실제로는 지난 2019년 DLF(파생결합펀드)의 40~80%보다는 낮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세훈 수석부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홍콩 ELS 관련 검사 결과 및 분쟁조정기준안 마련 브리핑에서 “아직 구체적인 사실 관계가 다 조사된 게 아니어서 향후 개별 사실관계에 따라 구체적인 배상 비율은 달라질 수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금감원이 제시한 분쟁조정기준안에 따르면 손실액에 대해 투자자별로 0~100%까지 배상받을 수 있다.

    내부통제 부실과 설명의무 위반 등 판매사 잘못에 의한 배상비율은 최대 50%까지다. 여기에 ‘투자자별 요인’에 따라 45%p를 가감하고, 별도 고려사항을 반영한 '기타 조정' 10%p까지 감안하면 이론적으로 100% 배상이 가능하다. 

    금감원은 이론적인 배상비율 폭을 넓게 설정했지만 실제 배상비율 분포는 지난 DLF때보다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세훈 수석부원장은 “판매사가 판매 과정의 기본적·형식적 법규를 갖추고 있어 DLF 때 만큼 내부통제 부실이 있다고 보기 어려웠다”면서 “ELS 상품이 투자자들한테 비교적 알려진 상품이기 때문에 DLF 때 만큼 불완전판매 책임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측면도 있어, 과거 DLF 때보다는 (판매사의) 전반적 책임을 높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배상비율 100% 사례도 아직까진 발견되지 않았다. 이 수석부원장은 “판매자나 투자자 일방의 책임만 인정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배상비율이 0%나 100%가 나올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라며 “현재까지 구체적 사례로 확인되진 않았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조정기준안 적용 사례에서도 가장 높은 배상비율은 75%, 최저 사례는 0%로 제시했다.

    금감원의 조정기준안 적용 예시에 따르면 예적금 가입 목적으로 은행에 방문했다가 ELS에 대한 은행원의 왜곡된 설명을 듣고 2500만원을 가입한 80대 J씨는 손실액의 75%가량을 배상받을 전망이다.

    이 경우 설명의무 위반에 따른 기본배상비율 20%에 개별 적합성 원칙·부당권유 금지 위반에 따라 배상비율 20%p가 가산된다. 공통가중 항목인 내부통제 부실 10%p까지 더하면 판매사 책임에 따른 배상비율은 50%가 나온다.

    여기에 투자자 고려요소에서 고령자 보호 소홀로 15%p, 예적금 가입목적 10%p 등 이 더해져 배상비율 75%가 산정된다.

    반면 과거 ELS 투자경험이 62회에 달하는 50대 S씨는 홍콩 ELS에 1억원을 가입해 손실을 봤으나, 이번 배상 대상에서는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이 투자자의 경우 판매 요인에선 설명의무 위반에 대한 기본배상비율(일괄 20%)과 내부통제 부실(공통가중 +10%p) 등이 인정되더라도 투자자 요인에서 다수의 가입경험(-10%p), 손실 1회 경험(-15%p), 가입금액 5000만원 초과~1억원 이하(-5%p), 누적이익이 손실규모 초과(-10%p) 등이 차감돼 총 배상비율은 0%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