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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과 위스키 트렌드에 이어 데킬라가 고도주 시장에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과거 클럽 등 유흥 문화에서 ‘취하기 위해 마셨던 술’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해 가정 시장에서 수요를 늘리기 위해 주류업체들은 다양한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데킬라는 지난해 미국에서 보드카와 위스키를 제치고 증류주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위스키와 와인, 맥주 등 기존 주류의 경우 외형은 크지만 성장세로는 데킬라를 넘어서지 못했다.2021년 기준 98억9000만달러인 데킬라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2년 104억3000만달러로 늘었으며, 2029년까지 155억7000만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글로벌 주류 업체들도 데킬라의 주목하고 있다. 디아지오의 지난해 순매출을 살펴보면 데킬라 제품군 카테고리 성장률이 19%를 차지하며 스카치 위스키(12%), 보드카(1%), 맥주(9%)를 압도했다. 이 중에서 프리미엄 데킬라 제품인 돈 줄리오의 경우 순매출이 13% 성장하며 카테고리 성장을 주도했다.디아지오는 증가하는 데킬라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멕시코 할리스코 지역에 4억파운드 이상, 한화 6700억원을 들여 생산공장을 증설할 예정이다.지난해 7월 선임된 디아지오 데브라 크루 CEO는 “디아지오가 데킬라 세계화 트렌드를 이끌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국내 주류 시장에서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1년 454톤이었던 데킬라의 지난해 수입량은 755톤으로 급증했다. 아직 와인(5만6000여톤)과 위스키 전체(3만톤)에 비해 크지 않지만,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실제로 코로나19 기간 동안 급성장했던 와인의 경우 지난해 수입량이 20.4%, 수입액은 12.9% 줄었다. 위스키 역시 수입량은 13.1% 늘었지만 수입액은 2.72% 감소하며 성장세가 둔화됐다.반면 데킬라는 2022년 기준 229만달러로 전년 대비 수입액이 95% 늘은 데 이어 지난해에도 10% 이상 성장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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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아직 전체적인 외형이 와인과 맥주 등과 비교했을 때 크지 않은 만큼 생각만큼 시장에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는 평이다. 클럽 등 일부 유흥 시장에서 ‘취하기 위해 마시는 술’이라는 인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증류쥬를 탄산이나 음료에 섞어 음용하는 믹솔로지(Mixology) 트렌드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점도 있다.
시장 선점을 위해 국내 주류업체들은 다양한 데킬라 제품들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지난해 9월 프리미엄 데킬라인 ‘돈 훌리오 1942’를 국내에 출시했다. 미국산 오크통에서 최소 2년 이상 숙성해 캐러맬과 아몬드 향과 바닐라 맛이 특징이다.
하이트진로는 프리미엄 데킬라 브랜드 ‘코모스’를 국내에 들여왔다. 100% 블루 아가베(blue agave)로 만든 고급 데킬라 브랜드로 미국 주류 전문 잡지 ‘더 테이스팅 패널 매거진’에서 데킬라로는 최초로 100점을 받기도 했다.
국순당도 최근 ‘818 데킬라’의 공식 유통을 시작했다. 818 데킬라는 세계적인 모델이자 인플루언서인 캔달 제너가 지난 2021년 출시한 브랜드다. 2021년 출시 이후 13개의 주류 시음대회에서 총 43개의 상을 받으며 데킬라 시장의 인기 브랜드로 떠올랐다.
디아지오 코리아 관계자는 “아직 데킬라는 일부 유흥 채널에서만 즐기는 술이라는 인식이 있다”면서 “가정채널과 유흥채널 모두에서 소비자 인식을 변화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