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美에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짐펜트라' 출시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개발 의약품 중 7번째SC 제형, 美 FDA로부터 신약 승인받은 결정적 요인서정진 회장 뚝심으로 SC 제형 개발 이뤄져
  • ▲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셀트리온
    ▲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셀트리온
    셀트리온이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시장인 미국에 ‘신약’을 출시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개발한 의약품 중 7번째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고 신약을 선보인 데는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의 ‘뚝심’이 한몫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지난 15일(현지시각) 미국에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짐펜트라(성분 인플릭시맙)’를 출시했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지금까지 FDA의 승인을 받고 출시한 의약품은 7종에 불과하다. 짐펜트라에 앞서 2003년 LG화학이 항생제로 ‘팩티브’를 승인받은 것을 시작으로 ▲2014년 동아에스티의 급성 세균성 피부감염 치료제 ‘시벡스트로’ ▲2016년 SK케미칼의 A형 혈우병 치료제 ‘앱스틸라’ ▲2019년 SK바이오팜의 수면장애 치료제 ‘수노시’와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 ▲2022년 한미약품의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 ‘롤베돈’이 미국에서 출시됐다.

    짐펜트라는 미국 외 지역에서는 램시마SC라는 이름으로 처방 중이다. 미국을 제외한 국가에서는 램시마의 바이오베터로 인정받지만 신약은 아니다. 

    바이오시밀러가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과 생물학적 동등성을 입증한 것이라면 바이오베터는 한 단계 더 나아가 효능과 안전성, 편의성 등에서 더 우월한 특성을 지닌 것이다. 케미칼의약품 기준으로 바이오시밀러가 제네릭(복제약)과 유사하고 바이오베터는 개량신약에 가깝다고 보면 된다.

    서 회장이 아니었다면 짐펜트라가 세상에 빛을 못봤을 공산이 크다. 

    셀트리온은 2012년 7월 국내에서 세계 최초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출시했다. 램시마는 2013년 9월 유럽 의약품청(EMA)으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2015년부터 유럽에서 판매를 시작한 지 9개월 만에 유럽 인플릭시맙 시장점유율 30%를 넘어섰다. 셀트리온은 램시마의 선전 영향으로 같은 해 ‘3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 ▲ 짐펜트라.ⓒ셀트리온
    ▲ 짐펜트라.ⓒ셀트리온
    여기서 서 회장은 램시마의 SC 제형 개발에 주목했다. 2015년 유럽에서 램시마 판매를 영업하던 도중 아일랜드의 한 병원 간호사로부터 병원에서 정맥주사(IV)로 투여해야 하는 기존 인플릭시맙 제형 대신 자가투여할 수 있는 SC 제형의 필요성을 들은 뒤 한국에 돌아와 SC 제형 개발을 주문했다.

    내부에선 반발의 목소리도 나왔다. 램시마가 유럽에서 주목받는 상황에서 굳이 엄청난 임상 비용을 들이며 개발할 필요가 있느냐는 계산 때문이다. 실제로 램시마의 오리지널 의약품 ‘레미케이드’ 개발사인 얀센도 SC 제형 제품 개발에 번번이 실패했다. 하지만 서 회장은 SC 제형 개발에을 주문했다. 

    서 회장의 선택은 적중했다. 2020년 9월 유럽에서 출시된 램시마SC는 램시마에 이어 다시 한번 주목받는 의약품이 됐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유럽 주요 5개국(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에서 램시마SC의 점유율은 약 20%로 집계됐다. 특히 독일은 37%, 프랑스는 26%의 점유율을 보였다. 
     
    이 같은 제형의 특수성은 미국에서 신약으로 승인받은 결정적 요인이 됐다. FDA는 셀트리온에게 인플릭시맙 의약품 중 유일한 SC 제형인 램시마SC에 대해 신약 허가를 추진할 것을 먼저 권고했다.

    이제 짐펜트라는 셀트리온의 1호 신약으로 ‘2030년 연 매출 12조원, 신약 매출 5조원’이라는 셀트리온의 청사진을 실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서 회장은 짐펜트라의 올해 매출을 6000억원, 3년 내 매출을 3조원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