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상승에 연료유 값 급등운행 항로 멀어지고 환율도 올라운임만 하락세… SCFI 2239 → 1730
  • ▲ 독일 함부르크항에 정박 중인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HMM 그단스크(Gdansk)호ⓒHMM
    ▲ 독일 함부르크항에 정박 중인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HMM 그단스크(Gdansk)호ⓒHMM
    올해 영업익 1조원 돌파를 예고했던 HMM이 국제유가 상승 여파에 실적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임금보다 선박 연료비가 더 많은 해운업 특성상 장기적 유가 상승은 악재로 꼽힌다.

    3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 기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85.15달러로 전날보다 1.44달러(1.7%) 상승했다. 두바이유는 89.24달러로 0.41달러(0.46%) 상승했다. 둘 모두 연초 대비 각각 16.8%, 17.2% 오름세다.

    국제유가 상승은 중동 지역 확전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꺾어지 않고 있다. PVM 오일 어소시에이츠의 애널리스트 타마스 바르가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에 대한 이란의 직접 개입 가능성은 원유 공급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지역 분쟁을 야기할 것"이라고 했다.

    공급난 우려에 선박 연료유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이날 기준 글로벌 20개 항구 평균 저유황중유(VLSFO) 가격은 톤당 669.5달러, 고유황유(IFO380) 534.5달러를 기록하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HMM의 연료유 평균구매 가격(464.43달러)을 훌쩍 상회하는 수준이다.

    해운업은 통상 전체 매출의 15% 안팎을 연료비로 지출한다. 컨테이너선에 주로 쓰는 하급 중유나 벙커C유는 연비도 나빠 하루 평균 100~200톤을 소모할 정도다. HMM의 지난해 연료비는 1조1751억원에 달한다.

    홍해 리스크로 수에즈 운하를 이용하지 못하고 멀리 돌아가는 상황도 연료비 부담을 키운다. 유럽과 아시아를 오가는 선박이 아프리카 대륙을 돌아가면 6500km를 더 가야 한다. 여기에 들어가는 추가 연료비만 50만달러 이상으로 추정된다. 중동사태가 장기화될수록 부담이 불어나는 구조다.

    달러당 1350원을 넘나드는 고환율도 연료비 부담으로 이어진다. 이달 초 원달러 환율은 1355.5원으로 마무리하면서 연고점을 경신한 상태다.

    비용 부담은 느는데 운임 가격은 하락세다. 수출 컨테이너 운송시세의 바로미터인 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SCFI)는 1730.98로 지난 1월 19일(2239.61) 대비 27% 가량 떨어졌다.

    해운업계 안팎에서는 높은 연료비 부담이 실적 악화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022년 국제유가가 140달러씩 갔을때는 운임이라도 높아 연료비 부담을 상쇄할 수 있었다"며 "지금은 높았던 운임이 하락세를 타고 있는 시기라 연료비가 더 직접적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