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데이터센터 '전기먹는 하마'전력망 수명 통계 없어… 민간이 알아서美 에너지부 투명 공개와 대조
  • ▲ 송전탑ⓒ한국전력
    ▲ 송전탑ⓒ한국전력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로 인해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노후 전력망 교체 및 고도화가 시급한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국내에선 전력망 수명에 대한 통계조차 마땅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경우 정부에서 자체적으로 전력망의 남은 수명을 투명하게 공개한다. 정부의 시그널에 맞춰 민간 기업들은 설비투자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공개된 전력망 수명 통계가 없어 민간 기업들은 '알아서' 사이클에 대비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10일 복수의 한국전력 관계자의 설명을 종합하면 회사는 전력망 수명에 대한 별도의 통계가 없다. 내부적으로 ‘헬스 인덱스(Health Index)’를 통해 설비의 상태를 관리하고 있으나 대중에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설비를 시스템에 등록해서 관리를 하고 있으나 따로 (수명) 통계를 내거나 외부에 공개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에너지부의 행보와 대조된다. 미국 에너지부는 지난해 10월 공식 홈페이지에 구체적인 수체를 언급하며 노후 전력망 개선이 시급하다고 발표했다.

    미국 에너지부는 해당 발표에서 “국가 전력망의 대부분은 1960년대에서 1970년대에 지어졌다”며 “송전망 70%가 수명이 25년을 넘겼으며 통상적인 교체주기의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력망 노후화는) 우리 공동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며, 예컨대 정전, 사이버공격 노출, 전력 설비 문제로 인해 지역사회에 긴급사태를 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에너지부의 발표에 발맞춰 민간 기업들은 대규모 설비투자를 단행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2일 보고서를 통해 “미국 유틸리티 회사들은 대부분 지난 4분기 실적발표에서 송전과 배전부문의 설비투자 계획을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의 배전부문 설비투자는 지난 3년 동안 총 1540억 달러(208조4700억원)에서 향후 3년 동안 1700억 달러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송전부문 설비투자 역시 같은 기간 898억 달러에서 1000억 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관측했다.

    한국전력은 기존 관례, 통계 집계의 어려움, 영업비밀 등의 이유로 전력망 수명 공개는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른 한국전력 관계자는 “헬스 인덱스를 기준으로 기계 수명 관리를 하고 있으나 전체적인 대상으론 공개한 적인 한 번도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수명 기간이 15년, 20년 이내더라도 상태가 안 좋은 경우가 있기 때문에 상태판정을 단순히 (수명) 기준으로 하는 게 아니라 수시, 정기 점검을 통해 헬스 인덱스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