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D HPV백신 '가다실' 공동 판매 … 연 매출 1400억원 이상↑임상 3상 가교시험 마친 여성성욕저하장애 치료제 '바이리시' 기대해외 바이오텍 신약 후보물질 5종 국내 도입
  • ▲ 최성원 광동제약 대표이사 회장.ⓒ광동제약
    ▲ 최성원 광동제약 대표이사 회장.ⓒ광동제약
    최성원 광동제약 회장이 2대 회장으로 취임한 후 제약사 정체성 찾기를 본격화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광동제약이 지난해 올린 개별기준 매출 9171억원 중 삼다수 매출은 3096억원으로 33.8%를 차지했고, 뒤를 이어 비타500이 1183억원(12.9%)으로 집계됐다.

    삼다수와 비타500이 광동제약 매출의 46.7%를 떠받치고 있는 상황인 셈이다. 1974년 출시해 50주년을 맞은 우황청심원(717억원, 7.8%)을 제외하면 매출을 견인하는 의약품은 부재한 상황이다.

    광동제약은 최성원 회장 취임 첫 해를 맞는 올해부터 제약사업에 보다 방점을 둘 방침이다.

    1월부터 글로벌 제약사 MSD의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 ‘가다실·가다실9’을 공동 판매하고 있어 백신사업의 외형 확대가 기대된다. 가다실과 가다실9의 연 매출을 합산하면 1400억~1500억원으로 추정된다.

    광동제약은 GSK의 소아백신 9종과 대상포진 백신 ‘싱그릭스’ 등의 국내 판매로 지난해 백신사업에서만 55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당시 국가필수예방접종(NIP)에서 HPV 백신 접종대상에 남성도 포함하고 대상포진 백신을 NIP에 포함시키겠다는 공약을 내건 만큼 이들 백신이 NIP에 편입된다면 광동제약의 백신사업은 한층 확대될 수 있다.

    글로벌 제약사의 백신을 국내 도입하는 것 외에도 광동제약은 출시 가능성 높은 신약 후보물질의 국내 판권을 사들여 국내 출시하는 데도 적극 나서고 있다.

    광동제약은 2017년 미국 바이오텍 팰러틴 테크놀로지스로부터 여성 성욕저하장애 치료제 후보물질 ‘바이리시’의 국내 판권을 확보한 뒤 임상 3상 가교시험을 진행했다.

    가교임상이란 인종 간의 차이로 외국에서 실시한 임상시험 자료를 국내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 해당 신약의 효과가 한국인에게도 똑같이 나타난다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 실시하는 임상시험이다.

    광동제약은 지난해 5월 바이리시 임상 3상 가교시험을 마쳤으며 현재 임상시험 결과를 분석 중이다. 결과를 확보한 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바이리시의 품목허가를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원개발사 팰러틴 테크놀로지스는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바이리시에 대한 승인을 받고 현재 판매 중이다. 폐경 전 여성의 후천성 성용 감퇴 장애에 대한 치료제로는 처음으로 승인받은 것이다.

    경구(먹는) 제형이 아닌 피하주사 제형이 걸림돌로 여겨지고는 있지만 팰러틴 테크놀로지스가 지난해 12월 미국 제약사 코제트 파마슈티컬스에 최대 1억5900만달러로 권한을 매각했을 만큼 바이리시에 대한 기대치는 적지 않다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광동제약은 바이리시에 적용한 신약 도입 전략을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보유 중인 자체 파이프라인 가운데 비만신약 후보물질 KD101의 개발이 정체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KD101은 2020년 임상 2상 시험을 종료했음에도 현재까지 별다른 진척없이 임상 2상 시험 프로토콜 및 적응증 확대방안을 검토 중이다.

    광동제약은 지난해에만 글로벌 바이오텍에서 개발 단계가 막바지에 이르러 출시가 임박한 신약 후보물질 5종의 국내 독점 권한을 확보했다.

    홍콩 안과용제 전문 제약사 자오커로부터 소아근시 치료제 후보물질 ‘NVK002’, 노안 치료제 후보물질 ‘브리모콜’을 국내 도입했고 이탈리아 희귀의약품 전문 제약사 키에시에서 레베르시신경병증·파브리병·알파-만노시드 축적증 등 희귀질환 신약 후보물질 3종에 대한 국내 판권을 사들였다.

    한편 광동제약은 부족한 신약 후보물질 연구개발(R&D) 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액수도 점차 늘리고 있다. 2021년 124억원 수준이던 R&D 비용을 2023년 204억원으로 약 2배 수준으로 확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