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나스닥 상장 노리는 오에스알홀딩스와 전략적 협력 MOU 체결'펙사벡' 간암 치료제 개발 실패 후 다양한 파이프라인 확보BAL0891, 유방암·위암 임상 1상 진행 … 방광암·급성 골수성 백혈병 개발 가능성6월 실시 1300억원 규모 유상증자 중 BAL0891 개발에 574억원 활용 예정항암 바이러스 플랫폼 SJ-600 시리즈, 대장암 치료제 가능성 확인펙사벡, 美 리제네론 기술 수출 지속 추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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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라젠이 다양한 파이프라인에서 신약 개발 가능성을 확인하며 항암 바이러스 치료제 후보물질 ‘펙사벡’ 원툴 기업에서 벗어날 모양새다. 이를 통해 한때 코스닥 시가총액 2위에 오르며 바이오 대장주로 불렸던 옛 영광을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신라젠은 헬스케어 기업 오에스알홀딩스(OSR홀딩스)와 미국 진출을 위해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오에스알홀딩스는 국내 골관절염 치료제 개발기업 다나테인·의료기기 유통기업 알엠씨와 스위스 면역항암제 개발 기업 벡심(Vaximm AG)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특히 벡심의 경우 교모세포종 치료제 개발을 위한 유럽 임상 2a상을 마쳐둬 항암신약을 개발 중인 신라젠과 협업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11월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 SPAC) ‘벨뷰 라이프 사이언시스 애퀴지션’과 합병을 통해 나스닥 상장을 추진 중인 오에스알홀딩스의 기업가치 제고 니즈와 다양한 항암신약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된 신라젠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해 기술수출 가능성을 타진하려는 수요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신라젠은 펙사벡을 간암 치료제로 개발하다 2019년 글로벌 임상 3상 시험에서 실패하며 상장폐지 문턱까지 이르렀다. 이후 2022년 10월13일 주식거래가 재개되며 기사회생했다.

    신라젠은 펙사벡에 기업가치를 온전히 의존했던 것에서 벗어나기 위해 2022년 9월 스위스 제약사 바실리아로부터 계약금 1400만달러를 포함한 총 3억3500만달러에 항암신약 후보물질 ‘BAL0891’을 도입했다.

    BAL0891은 빠르게 임상 시험 단계에 진입했으며 다양한 적응증으로 개발 가능성이 확인되면서 신라젠의 새로운 주력 신약 후보물질로 주목받고 있다.

    신라젠은 삼중음성유방암과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미국과 한국에서 각각 BAL0891의 임상 1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초 임상 1상 결과를 확보하는 게 목표다.

    지난 5~10일 열린 미국 암연구학회(AACR)에서는 방광암을 포함한 비뇨기암 치료제로 개발될 가능성도 발표됐다. 향후 급성 골수성 백혈병까지 적응증 확장을 추진하며 신라젠은 BAL0891을 고형암과 혈액암 모두를 타깃하는 치료제로 개발할 계획이다.

    신라젠은 코스닥 거래 재개 후 처음으로 실시하는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할 자금 중 BAL0891 연구개발비로 가장 많은 574억원을 책정했다.

    신라젠은 오는 6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약 1300억원을 모을 예정이다.

    신라젠이 정맥투여 방식의 항암 바이러스 치료제 효율을 높이기 위해 구축한 플랫폼 ‘SJ-600 시리즈’ 중 ‘SJ-650’의 대장암 치료제 가능성도 AACR에서 소개됐다. 서울대 의대 연구진은 간 전이 대장암 마우스 모델에서 SJ-600 시리즈를 반복 정맥투여했을 때 항암 효과가 뚜렷했으며 전이암에서도 종양 내 면역 환경이 면역관문억제제가 반응할 수 있는 ‘hot tumor’로 바뀌었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신라젠이 BAL0891과 SJ-600 시리즈에 집중한다고 해서 ‘아픈 손가락’ 펙사벡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접은 것은 아니다. 지속적으로 연구개발 및 기술수출 끈을 놓치지 않으며 펙사벡 가치 되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신라젠은 지난해 11월 종료한 전이성 또는 절제 불가능한 신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펙사벡과 면역관문억제제 ‘리브타요’ 병용요법 임상 1b/2a상 결과를 바탕으로 파트너사인 미국 제약사 리제네론과 기술수출 협상을 이어가며 펙사벡을 실패작으로 남겨두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신라젠 관계자는 “포트폴리오 확장을 넘어 각 파이프라인 가치 제고를 위해 보다 공격적으로 R&D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