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신수도개발 추진…2045년까지 300억달러 투입필리핀시장 12.7% 성장…현대건설 인프라사업 수주 대우건설, 신수도 수중터널 MOU…정원주 '지원사격'삼성물산 건설, 6000만㎡ 'BSD시티 개발사업' 참여
  •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사망으로 중동정세가 격랑에 휩싸이면서 동남아시아 건설시장이 해외수주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중동보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덜하고 인프라·신재생에너지 관련 정부투자가 급격히 늘면서 국내건설사와 글로벌사간 치열한 수주경쟁이 예상된다. 다만 현지기업 텃세와 정책리스크 등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동남아 건설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건설사간 치열한 물밑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중에서도 '누산타라 신수도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중인 인도네시아가 주요전장이 될 전망이다.  

    현재 인도네시아는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 당선으로 신수도 개발사업이 한층 탄력을 받고 있다. 신수도 이전 등 현정부 정책을 계승키로 했던 프라보워 대통령은 지난 2월 당선됐지만 법적시비로 확정이 지연되다 지난달 최종 결정됐다. 

    2045년까지 총 300억달러가 투입되는 신수도 개발사업은 2022년 3억4900만달러, 2023년 17억달러가 편성됐으며 올해는 이보다 많은 25억달러가 배정됐다.

    올해부터 민자사업 발주가 시작되면 건설사간 수주경쟁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곳은 대우건설이다. 대우건설은 2020년 수주한 LNG 플랜트공사인 '탕구 익스펜션 페이스2(Tangguh Expansion Ph2)' 프로젝트 수행경험을 바탕으로 신수도 개발사업 참여를 노리고 있다.

    첫 타깃은 수중터널(침매터널) 조성공사다. 침매터널은 육지에서 제작한 구조물(침매함체)을 물속에 가라앉힌 뒤 이어붙여 만든 터널로 신수도 도로중 한곳에 설치될 예정이다.

    대우건설은 본격적인 사업추진을 위해 지난해말 현지 인프라부문 최대 국영지주회사인 후타마 카리야(Hutama Karya)와 신수도 수중터널 건설을 위한 MOU를 체결, 현지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도 인도네시아 신수도청 차관과 현재 10대 부동산 디벨로퍼인 찌뿌트라(Ciputra) CEO 등을 만나 현지사업 참여의사를 밝히는 등 지원사격에 나섰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현재 침매터널 프로젝트는 MOU 체결후 구체적인 사업구조를 짜고 있는 단계"라며 "이미 이라크 등에서 침매터널 시공경험과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사업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도네시아 신수도사업은 장기프로젝트로 그만큼 사업규모가 상당히 큰편"이라며 "우선 MOU로 사업추진 가능성을 높이고 추후 바인딩계약(확정계약)으로 발전시키는 과정을 밟고 있다"고 부연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현지 최대 부동산개발회사인 시나르마스 랜드와 함께 인도네시아 신도시 개발사업 참여를 계획중이다.

    시나르마스 랜드는 자카르타 남서부 지역에 여의도보다 20배 넓은 6000만㎡ 규모 신도시를 개발하는 'BSD(Bumi Serpong Damai)시티'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또한 양사는 BSD외 신수도에서도 스마트시티 개발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 ▲ 필리핀 남북철도 1공구 위치도. ⓒ현대건설
    ▲ 필리핀 남북철도 1공구 위치도. ⓒ현대건설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베트남에서도 건설관련 발주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필리핀 건설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12.7% 성장한 634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필리핀에선 현대건설이 '남북철도 제1공구 공사(PKG1)' 등 인프라 개발사업을 수행하며 수주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건설시장은 465억원 규모로 전년대비 8.3%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교통·에너지부문이 연평균 7.0%의 빠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은 올해 건설시장 규모가 423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정부는 적극적인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정책을 통해 산업 및 에너지시설 확대를 추진중이다.

    다만 현지정부의 자국기업 감싸기와 일관성 없는 정책 등은 리스크로 꼽힌다.

    해외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동남아에선 현지기업만 핵심사업 입찰에 참여할 수 있거나, 건설 관련 정책이 손바닥 뒤집듯 바뀌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정부차원 소통채널 구축과 현지기업과의 촘촘한 네트워크 구축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외건설협회 수주통계를 보면 1~4월 동남아 7개국 누적수주액은 9억6244만달러(1조3137억원)로 전년동기 6억9350만달러(9466억원)대비 38.8% 증가했다.

    누적수주액이 가장 많은 곳은 필리핀이다. 필리핀 수주액은 4억9802만달러(6798억원)로 전년대비 991% 급증했다. 이어 말레이시아가 2억2929만달러(3130억원), 베트남이 1억473만달러(1429억원)로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