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디애나 이어 日 진출 시사"첨단 제조업 공급망 연계는 필수""R&D 시설 신설이나 일본기업 투자 검토"
  • ▲ 지난달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를 만난 최태원 SK그룹 회장 ⓒSK
    ▲ 지난달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를 만난 최태원 SK그룹 회장 ⓒSK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미국 인디애나주에 HBM(고대역폭메모리) 패키징 공장을 신설하는데 이어 일본에서도 HBM을 제조할 수 있는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23일 일본 도쿄 데이코쿠호텔에서 '아시아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닛케이 포럼'에 참석한 이후 닛케이(니혼게이자이) 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HBM과 AI(인공지능) 반도체 개발 관련해 일본과 협력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최 회장은 "AI 반도체 등 첨단 제조업에서 일본과의 공급망 연계는 필수"라며 "새로운 반도체 연구개발(R&D)을 위해 일본 내 R&D 시설 신설이나 일본 기업 투자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AI반도체 시장에서 핵심 제품으로 떠오른 HBM 관련해서도 일본과의 협력 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일본이나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서 (HBM)을 제조할 수 있는지도 계속 조사 중"이라며 현재 미국에 신설을 준비하고 있는 HBM 패키징 공장 외에 추가로 일본에도 투자에 나설 가능성을 제시했다.

    SK하이닉스가 출자하고 있는 일본 낸드플래시 기업 키옥시아(옛 도시바메모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8년 베인캐피털이 주도하는 한미일 연합 특수목적법인을 통해서 키옥시아홀딩스에 약 4조 원을 투입해 지분 15% 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키옥시아는 지난해 미국 웨스턴디지털과 합병을 추진했지만 SK하이닉스 등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되고 현재는 상장(IPO)을 준비하고 있다.

    최 회장은 "투자자로서 키옥시아의 성장을 바라고 있다"고 말해, 지난해 웨스턴디지털과의 합병 불발 이후 IPO로 선회한 키옥시아에 대한 원론적 입장도 발언했다.

    최 회장은 이날 닛케이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일본과의 협력이 필수가 된 상황에 대해서 강조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의 협력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가 됐다"며 "이대로는 양국 모두 세계 무대에서 위상이 추락하고 생존 문제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 회장이 반도체 사업을 중심으로 일본과의 협력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되면서 SK하이닉스가 미국 이외에 일본에 추가적으로 HBM 생산 거점을 마련하거나 키옥시아와의 협력을 통해 부족한 HBM 생산능력(CAPA) 확충에 나설지 주목된다. 앞서 일본 언론은 SK하이닉스가 키옥시아 생산공장을 HBM 라인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