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시멘트사 1분기 영업이익 합계 전년比 371%↑비수기에도 수익 제고… 판가 인상·유연탄價 하락 덕“건설업황 둔화에 수요 줄어… 전기요금도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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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멘트업계가 판매단가 인상과 원자재 가격 하락에 힘입어 1분기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다만 2분기부터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출하량 감소 본격화, 전기요금 인상 우려 등에 따라 실적 성장세가 지속되긴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멘트 6개사(쌍용C&E, 한일시멘트, 성신양회, 아세아시멘트, 삼표시멘트, 현대시멘트)의 1분기 영업이익 합계는 1379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1분기 293억원과 비교하면 371%나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액 합계는 0.1% 늘어난 1조6309억원에 그쳤다. 1분기가 시멘트업계의 비수기인 점을 감안하면 큰 폭의 수익성 개선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구체적으로 보면 한일시멘트는 1분기 영업이익 555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103% 늘어난 수준이다. 아세아시멘트와 삼표시멘트는 작년 1분기 대비 영업익이 106%, 120% 늘어난 326억원, 176억원을 달성했다. 쌍용C&E와 성신양회는 각각 102억원, 163억원을 달성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시멘트사들의 수익성 개선은 시멘트 가격 인상과 원재료 가격 하락 영향으로 풀이된다. 시멘트사들은 제조 비용의 절반을 차지하는 유연탄 가격과 전기요금이 오르면서 지난해 하반기 11월 시멘트 가격을 톤당 약 7% 인상한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톤당 평균 시멘트 판매가격은 9만5611원으로 추산된다. 작년 1분기 8만8434원보다 8.1% 올랐고, 직전 분기 8만9969만원과 비교해도 6.2% 증가한 수준이다. 

    동시에 유연탄 가격이 조정되면서 원재료 가격 부담도 소폭 덜었다. 한국광해광업공단 주요 광물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톤당 173.32달러 수준으로 안정됐던 유연탄 가격은 올해 5월 셋째주 기준 140.29달러로 20% 가량 하락했다. 

    다만 업계는 수익성 개선 추세가 2분기 이후에도 이어지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시멘트 수요가 살아나지 않으면 시멘트 가격 인상 효과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시멘트업체 관계자는 “1분기에는 판매 물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가격 인상과 유연탄 가격 하락이 반영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면서 “가격 인상 효과가 사라지는 2분기부터 실적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한국시멘트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시멘트 생산량은 1049만톤(t)으로 작년 동기 대비 10.6% 감소했다. 지난해 1분기 1214만t을 기록했던 시멘트 출하량도 올 1분기 들어선 1053만t으로 13.3% 줄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시멘트 재고는 올 1분기 129만t으로 전년 동기 80만t에 비해 무려 60% 이상 증가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건설업계의 자재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다. 국토교통부의 ‘3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1~3월 누계 주택 착공은 4만5359호로 전년 동기 대비 20.6% 감소했다. 공사비 인상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경색 등의 영향이다. 

    여기에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우려도 있다. 전기요금은 시멘트 제조원가의 20~25%를 차지, 유연탄(30%) 다음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시멘트 원료를 녹이는 소성로(킬른)는 생산량과 관계없이 24시간 가동해야 하기 때문에 전기료 인상의 여파가 클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레미콘 매출이 이미 15~20% 감소했다고 하는 만큼 시멘트 매출도 비슷한 수준으로 빠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건설 업황을 볼 때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