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뼈 절개 없이 갈비뼈 사이 3cm 절개 방식 3D카메라 넣어 시야 확보 … 마취시간과 비용 절감유재석 교수, 내시경심장수술전문의클럽 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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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0세 강 모 씨는 숨이 계속 차고 호흡이 어려워 병원을 찾았다가 심장 내 승모판막이 늘어져 제대로 역할을 못하고 혈액이 역류하는 승모판막 폐쇄부전 진단을 받았다. 승모판막 수술 치료가 필요했지만, 강 씨는 이미 타 병원에서 세 번의 심장 수술 이력이 있어 흉부 유착이 심해 기존의 개흉수술로는 치료가 어려웠다.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유재석 교수는 지난 3월 말, 강 씨의 오른쪽 갈비뼈 사이 피부를 3cm 정도만 절개하고, 흉부 내 3D내시경을 삽입해 넓은 모니터의 3D화면으로 강 씨의 심장을 보며 늘어진 승모판막을 성형하는 수술을 진행했다. 기존의 개흉술로는 뼈가 완전히 붙을 때까지 3~4개월 이상 걸리지만 강 씨는 수술 후 6일 만에 퇴원해 바로 일상생활을 할 수 있었다.  

    서울아산병원은 심장혈관흉부외과 유재석 교수가 최근 500번째 3D 완전내시경 최소침습 심장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30일 밝혔다. 

    전통적인 심장 수술이 가슴 정중앙을 절개해 뼈를 벌리고 진행했던 것에 반해 최근에는 기술의 발달로 갈비뼈 사이를 6~8cm 절개해 맨눈 혹은 2D내시경 카메라로 전송되는 화면을 보며 시행하는 최소침습 심장수술을 많이 하고 있다. 

    나아가 3D 완전내시경 최소침습 심장수술은 기존의 최소침습 수술법보다도 더 작은 3~4cm 정도만 절개해 3D카메라가 달린 내시경을 넣고, 카메라가 전송해주는 3D화면을 집도의가 특수안경을 끼고 보면서 손을 대신할 기구를 잡고 수술한다. 

    지난 2017년 데모장비로 국내에서 처음 심장 판막 수술에 3D내시경을 도입한 유재석 교수는 2018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3D완전내시경 최소침습 심장수술을 시행해 6년 3개월만에 500례를 달성하게 됐다. 

    500명 환자들은 판막수술, 심장 종양수술, 심방중격결손수술, 심방세동수술 등이 필요한 환자였으며, 개흉수술로 진행할 수 있는 대부분의 심장수술이 3D완전내시경 최소침습 심장수술로 가능했다. 여러 혈관을 연결하는 심장이식과 같이 수술 부위가 넓은 경우에는 적용이 어렵다. 

    전통적인 개흉수술보다 환자들의 회복 속도는 확연히 빨랐다. 환자의 병력이나 나이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환자들은 평균 4~5일 만에 퇴원할 수 있었다. 

    완치율 역시 기존 수술과 대비해 차이가 없었다. 3D완전내시경 최소침습 심장수술의 빈도가 가장 높았던 승모판막성형술의 경우 수술 성공률은 99%로 통상적인 개흉수술과 비슷했으며, 가슴뼈를 열고 닫지 않아 수술 마취 시간도 30~40분 정도 단축됐다. 

    유재석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는 "고령화 사회가 됨에 따라 퇴행성 심장질환으로 수술이 필요한 환자들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3D 완전내시경 수술은 최소침습 심장수술 중에서도 절개부위가 가장 작아 환자들의 신체 부담은 적고 회복이 빠르다"고 밝혔다. 

    한편 유재석 교수는 3D완전내시경 최소침습 심장수술 500례 달성 기록과 꾸준한 연구 공로를 인정받아 최근 내시경심장수술전문의클럽(Endoscopic Cardiac Surgeons Club)의 국내 첫 멤버로 등재됐다. 

    내시경심장수술전문의클럽은 최소침습 심장수술이 가장 먼저 시작된 유럽의 의사들을 중심으로 구성됐으며 '내시경 심장수술' 교과서를 발행하는 등 최소침습 심장수술 분야를 세계적으로 이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