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진료거부 명분 없어 … 두둔하는 의대 교수도 문제의협 회장에 투쟁 선봉 대신 '대화 선두' 서야 의사 공백 탓 임금체불시 진료정상화 위한 투쟁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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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건의료노조
    2025학년도 의대증원은 일단락됐지만 의료계 반발이 거세 의료대란 장기화 문제가 풀리지 않고 있다. 더욱이 대한의사협회(의협)가 고강도 투쟁을 염두에 두고 전국적 촛불집회를 예고하자 보건의료노동자들이 "환자를 죽음으로 내몰 것이냐"며 비판을 쏟아냈다.

    30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는 "전공의 집단 이탈이 100일이 넘었다"며 "수술환자가 수술을 못 받고 암치료가 중단돼 암이 온몸에 퍼지고 응급환자가 제대로 치료받지 못해 사망하는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언제까지 의사들은 의대증원 백지화를 내걸고 환자를 내팽개치려 하냐"며 "국민 89.3%가 의대증원에 찬성했고 1509명이 늘어난 4567명의 정원은 의대생 모집요강 공고를 통해 더 이상 되돌릴 수 없는 절차를 밟게 된다"고 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의사들이 백지화를 고수하려면 ▲간호사 등 타 직종에게 업무전가 금지 및 불법의료 근절 ▲전문의 중심 인력운영 방안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적정임금 약속 ▲무문별한 개원 통제 정책에 동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날 저녁 예고된 의협의 '한국의료 사망선고' 촛불집회에 대해 비판 수위를 높였다. 

    보건의료노조는 "촛불집회를 할 때가 아니라 한국의료를 살리기 위해 조속한 진료 정상화에 나서야 하고 올바른 의료개혁을 위한 대화에 참가해야 한다"며 "의협 회장은 투쟁의 선봉이 아니라 대화의 선두가 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공의들과 이들을 보호하려는 의대 교수들의 행보에도 불만을 쏟아냈다. 전공의들은 더 이상 진료거부 명분이 없으며 이를 조장하거나 의대 교수들은 제자들이 자리로 복귀하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질타했다. 

    문제는 전공의 이탈로 인한 병원 경영위기에 PA(진료보조) 간호사 등 보건의료 노동자에게 책임전가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보건의료노조는 "국립대병원·사립대병원 등 수련병원들은 무급휴가, 무급휴직, 명예퇴직, 연차휴가 사용 강제 등 경영위기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돌리고 있었는데 이제는 노동자들의 생존권마저 빼앗겠다고 한다"고 분노했다. 

    이어 "만약 단 한 곳의 병원에서라도 경영위기 책임을 노동자에게 떠넘기는 임금체불이나 구조조정이 발생한다면 보건의료노조 차원의 전면투쟁을 전개하겠다"고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