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제4인터넷은행 투자로 비대면 금융 경쟁력 강화"인터넷전문은행, "업권 강화하고 함께 목소리 낼 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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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권이 예상과 달리 제4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을 대체로 환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 과점 체제에 도전하는 또 다른 경쟁자의 출현인데,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 모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시중은행은 제4인터넷은행을 자사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처로, 기존 인터넷은행들은 업계를 함께 키워갈 파트너로 바라보고 있다.     

    ◇ 데이터 기반 비대면 금융 성장을 위한 '투자처'

    현재 제4인터넷은행 인가전에 나선 컨소시엄은 4곳(KCD뱅크, 더존뱅크, U뱅크, 소소뱅크)이다. 이 중 시중은행의 선택을 받은 컨소시엄은 KCD뱅크와 더존뱅크다. 

    우리은행이 투자를 확정한 한국신용데이터(KCD)의 KCD뱅크는 소상공인 특화를 내세운 후보다. 전국 140만 소상공인이 이용하는 경영관리 서비스 '캐시노트'의 데이터를 보유한 것이 강점이다. 

    신한은행은 더존비즈온의 더존뱅크 컨소시엄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1위 전사적자원관리(ERP) 기업인 더존비즈온은 보유한 기업 데이터를 바탕으로 중소기업·소상공인 특화은행을 선보일 계획이다.

    시중은행은 이처럼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데이터에 강점을 지닌 제4인터넷은행 컨소시엄에 손을 내밀었다. 특히 이들을 통한 비대면 금융 경쟁력 강화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은행 업무 중 인터넷은행이 진출해 있는 영역은 아직 일부에 그치는 만큼 투자 가치가 충분하다는 평가다.

    금융권 관계자는 "앞으로 은행에서 비대면 금융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아직 비대면 금융 측면에서 시중은행보다 강점이 있는 인터넷은행에 성장의 여지가 많이 남아있다고 보고 (시중은행이) 투자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비대면 기업금융 부문 시너지 효과에 중점을 두고 투자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개인보다는 사업자나 기업금융 부문이 비대면 서비스 측면에서 개선의 여지가 많아 양사 간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는 입장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더존비즈온이 가진 기업데이터와 신한은행의 금융업 노하우가 시너지를 이뤄 새로운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다는 점이 큰 투자 메리트"라며 "재무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서비스 개선 등에 이용 가능한 더존비즈온 데이터의 가치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 인터넷은행 업계 함께 키울 새로운 '파트너'

    인터넷은행들은 새로운 인터넷은행의 탄생 자체가 업계에 호재라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경쟁자보다는 함께 업권을 강화하며 성장할 파트너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금융권 다른 관계자는 "현재로선 기존 인터넷은행 3사(케이뱅크,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중 한 곳만 흔들려도 업권 전체의 여건이나 신뢰도 등이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라며 "(제4인터넷은행의 등장에 대해) 성장 중인 산업 내에서 함께 커 갈 동반자의 합류로 바라보는 시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터넷은행들은 제4인터넷은행이 출범할 경우 업권이 확대되면서 이전보다 인터넷은행의 목소리가 더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터넷은행에 대한 고객의 관심과 좋은 인식을 제고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소상공인 특화 등 차별성을 가진 새로운 인터넷은행의 존재가 업계 내 '윈윈'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제4인터넷은행은 매출 전표, 거래 내역 등 실질적인 소상공인 데이터를 가지고 있어 기존 은행들과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대해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새로운 인터넷은행이 시장에 들어온다고 해도 제대로 자리잡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그 사이 우리는 자사의 강점인 신용 평가 모형 등을 고도화하면서 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제4인터넷은행의 소상공인 등 특화 금융 서비스에 대응해 우리만의 강점을 강화해 나가다 보면 서로가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전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