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硏 “제한적 단가… 글로벌 경기 회복 불확실”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 1분기 수익성 숨고르기저가 수입재 공급 부담 지속… 국내 수요도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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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강업계의 비우호적인 경영환경이 당분간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국의 과잉 생산과 건설 경기 둔화 등이 본격화하면서 당분간 업황 개선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5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경기 둔화, 수입재 공급 부담 증가 및 원가 부담 확대에 따라 하반기에도 부정적 업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철강업계는 이미 지난해부터 중국과 일본의 저가 제품 유입, 건설경기 부진 등으로 판매량 감소를 겪고 있다. 여기에 자동차 등 전방산업이 둔화하면서 연내 시장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 산업연구원은 ‘2024년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인도, EU 및 미국을 중심으로 수출물량은 소폭 상승이 전망되나 제한적인 단가 상승과 글로벌 경기 회복 불확실성으로 전년도 수준 유지가 전망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철강사들은 앞서 올해 1분기에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포스코홀딩스의 철강부문은 1분기 매출액 15조4420억원, 영업이익 3390억원을 달성했다. 작년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2.1% 줄었고 영업이익은 0.3% 증가한 수치다. 현대제철은 1분기 매출액 5조9500억원, 영업이익 55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6.9% 줄었고 영업이익은 83.3% 감소했다. 동국제강 역시 1분기 매출 9273억원, 영업이익 525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각각 17.4%, 33.1% 하락했다. 

    중국 부동산 시장 침체로 글로벌 수요가 감소한 상황에서 국내 소비량이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지난해부터 상당수 부동산 개발기업들이 경영이 극도로 악화하는가 하면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 상태에 빠지는 등 주택시장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다. 이에 당연히 철강 수요도 줄어든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1~4월 중국 철강 수요는 전년 대비 5.5%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설상가상으로 국내 건설 경기까지 둔화되며 국내 소비량 또한 줄었다. 올해 1분기 국내 철근 명목 소비량은 191만톤으로 2011년 이후 1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달성했다. 이에 국내 철강업계는 올해 판매량 목표치를 기존 920만톤에서 850만톤으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201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업계와 시장에서는 당분간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중국과 일본의 저가 수입재 공급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중국 철강업계는 자국에서 물량을 어느 정도 소화했지만 자국 부동산 침체로 철강 수요가 급감하면서 초과 생산 물량을 초저가로 해외에 수출하고 있다. 

    최근 미국 바이든 정부가 중국산 철강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중국산 저가 제품이 더 쏟아져나올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동시에 엔저 현상이 장기화 하면서 가격경쟁력을 갖춘 일본산 철강재 공급 부담도 지속될 전망이다.

    국내 경기 둔화가 지속되며 철강재 수요도 저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업은 물론이고 자동차산업의 성장세 둔화 등 주요 전방산업으로부터 철강재 수요가 저하될 것으로 점쳐진다. 

    유럽연합(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탄소중립 관련 무역장벽에 따른 영향은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현재 EU CBAM에 따른 실질적인 비용 부담은 발생하지 않고 있으나 2026년 이후 탄소세가 발생할 예정이며, 타 지역 및 국가에 탄소중립 관련 무역장벽이 세워질 경우 이에 따른 탄소세 및 친환경 설비 투자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송영진 나이스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책임연구원은 “국내외 경기 둔화, 수입재 확대에 따른 수급환경 저하, 제조원가 상승 등 부정적인 산업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단기 적인 업황 개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