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생각한 아동 2.0%… 5년 전보다 0.7%p 증가아동·청소년 스트레스 요인으로 '숙제·시험' 가장 많아아동의 학교폭력 및 사이버 폭력 감소 추세
  • ▲ 한 초등학교의 여름 방학식 모습. ⓒ뉴데일리DB
    ▲ 한 초등학교의 여름 방학식 모습. ⓒ뉴데일리DB
    지난해 아동·청소년의 정신건강이 전반적으로 개선됐다는 정부 조사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자살 생각을 하는 등 정신건강 고위험군은 5년 전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가 6일 발표한 '2023 아동종합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 9~17세 중 지난해 스트레스를 대단히 많이 받는다는 응답은 1.2%로 직전 조사 기간인 2018년보다 0.3%p 증가했다.

    최근 12개월간 2주 내내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의 우울감을 경험한 아동은 4.9%였다. 자살 생각을 한 아동은 2.0%로 2018년(1.3%)보다 0.7%p 올랐다.

    다만 전반적인 정신건강은 개선되는 추세다. 스트레스가 적거나 없다는 응답은 43.2%로 2018년보다 8.7%p 증가했다. 우울 및 불안 정도(최대 26점)는 1.77점으로 5년 전보다 0.11점 낮아졌다.

    주요 스트레스 요인을 살펴보면 '숙제나 시험 때문에'라는 응답은 5년 전 64.0%에서 2023년 64.3%로 소폭 늘었다.

    반면 '성적 때문에 부모님으로부터' 라는 응답은 55.9%에서 34.0%로 대폭 줄었다. '부모님과 의견 충돌이 있어서'라는 응답은 38.8%에서 29.7%로, '대학 입시 또는 취업에 대한 부담으로'는 37.8%에서 29.9%로 감소했다.

    보호자의 위험행동도 5년 전보다 줄어 아동 안전 환경이 개선됐다.

    엉덩이를 맞는 등 신체적 위협을 당하거나, 꾸짖음 등 정서적 위협을 1년에 1~2회 이상 경험한 아동은 각각 10.0%, 30.6%로 2018년(각각 27.7%, 38.6%) 대비 감소했다.

    전 연령대에서 보호자 없이 아동이 혼자 방치되거나 형제 자매끼리 있던 경험도 감소했다. 0~5세는 12.2%에서 4.5%로, 6~12세는 40.7%에서 33.4%로 줄었다.

    9~17세 아동의 학교폭력 및 사이버 폭력 또한 감소했다. 학교폭력 피해율은 30.3%에서 20.8%로, 사이버폭력 피해율은 8.0%에서 4.5%로 줄었다. 이는 아동을 대상으로 한 아동안전 교육과 아동학대 교육이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건강 분야를 보면 아동 과체중·비만율은 20%를 넘었고 9~17세 아동 비만율은 14.3%로 2018년 3.4% 대비 3.5배 증가했다. 고강도 운동 실천율은 48.1%로 전년 38.2%보다 개선됐지만 주중 앉아있는 시간이 524.01분에서 635.99분으로 증가했고 수면시간은 8.29시간에서 7.93시간으로 줄었다.

    '아동종합실태조사'는 우리나라 아동의 삶과 성장환경 및 정책환경에 대한 종합적인 실태를 파악해 정책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2013년부터 시작했으며, 이번 실태조사는 2018년 이후 5년 만에 실시하는 3번째 조사다.

    이번 실태조사는 전문 조사원이 전국에 18세 미만의 아동을 양육하는 아동가구 5753가구(빈곤 가구 1000가구 포함)를 직접 방문해 2023년 9월부터 12월까지 실시했다.

    현수엽 복지부 인구아동정책관은 "그동안 아동 분야에 대한 집중 투자로 아동 삶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발달, 가족·친구관계, 안전, 물질적 환경 등 전반적인 지표가 개선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그러나 비만, 정신건강 고위험군 등 일부 악화된 지표도 있어 아이들의 신체활동과 놀 권리의 강화가 필요하다는 정책적 시사점을 준다"고 말했다.

    현 정책관은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제3차 아동정책기본계획(2025~2029)'을 수립해 아동의 삶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