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 SSG닷컴 물류센터 이관… 사실상 물류기능 축소이제 첫발 딛은 롯데쇼핑, CFC 1호 착공… 2호 부지 물색 중이커머스 시장 전망, 각사 투자 여력에 엇갈린 미래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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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이커머스 시장을 위한 물류 센터 투자에 롯데쇼핑과 이마트의 판단이 엇갈렸다. 이마트가 자회사 SSG닷컴의 온라인 물류센터의 운영을 CJ대한통운에 위탁하기로 한 반면, 롯데쇼핑은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인 고객풀필먼트센터(CFC)에 대한 본격적 투자에 나섰기 때문이다.최근 몇 년간 펼쳐졌던 온라인 물류센터 투자 경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온라인 강화에 힘써오던 롯데쇼핑과 이마트는 최근 들어 다른 전략을 택했다.신세계그룹은 지난 5일 ‘신세계-CJ 사업제휴 합의’를 통해 온·오프라인 유통 및 물류, 콘텐츠 등에서 전방위 협력을 진행키로 했다. 이번 제휴의 핵심은 그동안 신세계그룹이 적극적으로 투자해온 SSG닷컴 온라인 물류센터인 김포 NEO센터와 오포 첨단물류센터 등의 운영을 CJ대한통운에 이관하는 방안을 협의키로 했다는 점이다.사실상 SSG닷컴 온라인 경쟁력의 핵심인 물류센터의 운영과 배송 기능을 CJ대한통운에 넘겨주는 셈이다. 장기적으로는 물류센터 매각에 대한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 신세계그룹의 물류기능 축소 가능성은 2023년까지 예정했던 NEO센터 7곳 신설에 대한 계획이 백지화되면서 어느 정도 예견됐지만 기존 물류센터를 통째로 넘기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유통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물류센터 투자를 통해 쿠팡 등 이커머스 시장에 맞서 투자 대신 운영 효율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이런 신세계그룹의 상황은 지난해부터 온라인 물류센터 CFC에 투자를 본격화한 롯데쇼핑과 상반된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12월 부산 CFC 1호의 착공에 나선 바 있다.
CFC는 오카도의 통합 솔루션인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OSP)이 적용된 롯데쇼핑의 첫번째 물류센터다. 공사는 오는 2025년에 완료될 계획이다. 이 외에도 롯데쇼핑은 2030년까지 1조원을 투자해 CFC를 5곳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 롯데쇼핑은 CFC 2호를 수도권으로 낙점하고 후보지를 물색 중이다.롯데쇼핑의 물류센터 투자가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신세계그룹은 투자 중단과 사업 재편이 이뤄지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상황이 온라인 물류센터 투자에 대한 전략을 가른 것으로 보고 있다.신세계그룹은 핵심 계열사인 이마트의 수익성 악화 때문에 적잖은 고민을 이어가는 중이다. 특히 SSG닷컴의 적자는 모회사인 이마트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해왔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지마켓, 스타벅스 등 대규모 M&A를 진행해온 이마트 입장에서 수익을 내지 못하는 물류센터에 대한 대규모 투자에 나서기도 쉽지 않은 상황. 상대적으로 M&A에 소극적이었던 롯데쇼핑과 투자여력에 차이가 있었다는 평가다.근본적으로는 현재 물류센터만으로는 이커머스 시장 1위로 떠오른 쿠팡에 맞서기 힘들다는 한계를 인식했다는 해석도 있다. 쿠팡은 이미 100여개의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 오는 2024년까지 물류센터에 3조원 추가 투자하겠다는 계획까지 밝힌 상태다. 신세계그룹이 규모 면에서 경쟁이 힘들어진 쿠팡에 맞서 물류센터에 투자하기 보다는 잘하는 분야에 집중하기 위한 선택과 집중을 택했다는 설명이다.신세계그룹과 롯데쇼핑 중 누가의 선택이 더 옳았는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 다만 이커머스 시장을 둔 경쟁은 한치 앞이 안보이게 변해가고 있다.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쇼핑의 CFC 가동까지 시간이 많이 남은 만큼 이런 전략적 차이가 어떤 차이를 빚을지는 지켜봐야할 것”이라며 “중국의 이커머스의 국내 투자가 가시화되는 만큼 이커머스 시장의 변화는 앞으로도 급격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