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앞에서 강력 규탄, '목숨 볼모' 투쟁 명분 없어"의사 의지하느니 삶을 포기할 것 … 이번에 의료개혁 놓치면 끝"격화하는 醫政 갈등, 봉합 출구는 안갯속
  • ▲ 12일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서울대병원 앞에서 전면 휴진 결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근빈 기자
    ▲ 12일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서울대병원 앞에서 전면 휴진 결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근빈 기자
    서울대병원을 시작으로 빅5병원을 포함한 전국 수련병원의 전면 휴진을 비롯해 대한의사협회(의협) 주도의 총궐기대회가 예정돼 심각한 의료공백이 예상된다. 의대증원을 반대하는 의사들의 투쟁은 환자 생명권 추락으로 이어지고 이를 방어할 마땅한 방법도 보이지 않는 실정이다. 

    이미 전공의 집단이탈로 넉 달이 넘게 고스란히 피해를 받은 환자들이 결국 거리로 나와 "휴진을 철회하고 파업을 멈추라"며 대응에 나섰다. 특히 "의사에게 의지하지 않고 세상을 떠나는 편이 낫겠다"며 의료개혁의 속도를 늦추지 말라는 발언도 있었다. 
     
    12일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오는 17일부로 무기한 휴진을 선언한 서울대병원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일련의 투쟁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연합회는 "서울의대 교수들은 교육자이고 국민 세금으로 운영하는 국립대학 소속이기에 윤리와 도덕과 상식에서 기준을 세우고 모범을 보여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또 "중증질환과 필수의료의 중추의 상급종합병원에 근무하는 의사들"이라며 "그런데도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는커녕 어처구니없는 집단휴진을 강행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서울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를 시작으로 빅5병원을 포함한 전국 수련병원 교수들도 의협 주도의 오는 18일 전면 휴진에 동참할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전국적 중증, 응급환자 대처에 빨간불이 켜진다. 

    여기에 일차의료를 담당하는 개원가도 휴진에 적극 참여한다면 전에 없던 최악의 의료공백 사태를 맞이해야만 한다. 결국 환자들의 목숨은 의사 손에 달려있기에 두려움이 증폭되는 것이다. 

    김성주 연합회장은 "의사들은 히포크라테스 선서도 무시하고 집단이기주의에 함몰돼 단체행동을 벌이고 있다. 이것이 밥그릇 챙기기가 아니고 무엇이냐"며 "필수의료와 미래의료를 걱정한다면서 당장 목숨을 잃어가는 환자를 버리는 행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냐"며 반문했다. 

    의료계의 단체행동 노선이 급물살을 타고 의료공백으로 인한 환자 피해가 예상된 가운데 이에 동참하는 의사들을 용서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는 강력한 어조의 비판도 나왔다. 

    연합회 소속 김태현 루게릭연맹회장은 "의사들은 환자, 정부, 국민을 무시하고 국민의 0.001%도 안 되는 소수 기득권과 특권을 유지하기 위해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며 "정부는 더 이상 이를 용서해서는 안 될 것이다. 엄중한 법의 잣대로 심판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이어 "의사집단의 조직폭력배와 같은 행동을 보니 죽을 때 죽더라도 의사에게 의지하는 것을 포기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번 기회가 아니면 절대 의료개혁을 못한다는 점을 인지하고 정부는 강력한 추진 동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서울대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나온 70대 환자 A씨는 "실력이 좋다는 서울의대 교수를 보기위해 장기간 대기해 3분 진료를 받았는데, 집단휴진을 한다니 억장이 무너진다"며 "이 사회의 엘리트가 맞느냐"며 비판했다. 

    B씨는 "정책에 문제가 있으면 정부와 해결을 보는 것이 맞는 것인데 왜 환자들 피해를 발생시켜가며 투쟁을 하는 것인지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며 "환자를 생각하는 의사를 찾을 수 있는 정보망이 열리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