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채널인 TV 사업환경 갈수록 악화지역채널, T커머스 생방송 허용 논의에 난색"과도한 경쟁, 출혈만 불러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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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데이터커머스, 지역채널 커머스 등 생방송이 가능한 유사 홈쇼핑 채널을 늘리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홈쇼핑 업계가 난색을 표하고 있다. TV 시청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대안 없이 시장 참여자만 늘리면 과도한 출혈경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지역채널 커머스 방송 TF’를 구성해 케이블TV 채널의 지역 소상공인 상품 생방송 판매 허용 여부를 검토하고 나섰다.

    현행 방송법 상 생방송을 통한 제품 판매는 TV홈쇼핑 인가를 받아야만 가능하다. 그러나 중소상공인들의 상품 판매를 위해 지역채널 커머스를 허용해달라는 케이블TV 업계 요청에 과기정통부는 지난 2021년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를 허용했다. 

    예정대로라면 실증특례는 내년 6월 종료된다. 그러나 종료를 앞두고 케이블TV 업계가 해당 규제를 완화해달라고 요청하면서 이번 TF가 구성됐다.

    정부의 이같은 움직임에 홈쇼핑 업계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미 시장 포화인 상황에서 데이터커머스(T커머스)에 이어 지역채널까지 생방송 커머스에 가세하면 과도한 경쟁만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홈쇼핑업계는 중소상공인 제품 판매를 활성화하겠다는 지역채널 커머스 주장에 현재도 홈쇼핑사들의 중소기업 상품 의무 편성 비율은 절반이 넘는다고 반박하고 있다.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중소기업 상품 의무 편성 비율이 50% 이상일 정도로 지역 농가나 영세 기업 돕기에 앞장서고 있다”며 “TV홈쇼핑 규제 완화나 다른 대응안 없이 막무가내 채널 추가 상황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근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중소기업·소상공인 전용 데이터홈쇼핑(중기전용 T커머스) 채널 신설도 TV홈쇼핑 업계에 부담이 되고 있다.

    T커머스는 TV 시청 중 전화가 아닌 리모컨으로 상품정보를 검색하고 결제·구매할 수 있는 데이터홈쇼핑 서비스다. 데이터 기반 전자상거래이기 때문에 전체 화면의 50% 이상을 데이터로 구성해야 하고 녹화방송만 허용된다는 점에서 TV홈쇼핑과는 구별된다.

    그러나 T커머스 업계는 몇 년 전부터 이같은 규제를 완화해달라고 줄기차게 요구하는 상황. 이런 가운데 정부와 정치권이 중기전용 T커머스 채널 신설까지 검토하고 나서면서 홈쇼핑사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TV 시청인구 감소로 실적 부진을 겪는 중인 홈쇼핑사들은 최근 모바일, 숏폼 등으로 채널을 넓히며 위기 극복에 나섰다. 하지만 그럼에도 주 판매 채널은 TV인 만큼 최근 정부와 T커머스, 방송채널들의 움직임에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다.

    한 홈쇼핑사 관계자는 “현재도 시장은 포화상태”라며 “여기에 다른 채널 커머스까지 추가되면 출혈 경쟁 심화로 이어질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홈쇼핑협회 관계자는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있는데다 법을 개정해야 하는 사안들인 만큼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업계가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