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의 세계화' 넘어 '진로의 대중화' 선언지난 8년간 주요 거점 국가 8곳서 17곳으로 확대… 매출 연평균 12.6% ↑해외수출 거점 공장 건립… 2026년 첫 생산 목표
  • ▲ 황정호 하이트진로 해외사업본부 총괄 전무가 글로벌 비전 2030 선포와 관련해 발표하고 있다.ⓒ조현우 기자
    ▲ 황정호 하이트진로 해외사업본부 총괄 전무가 글로벌 비전 2030 선포와 관련해 발표하고 있다.ⓒ조현우 기자
    “2030년까지 소주만으로 해외 매출 5000억원을 달성할 것.”

    지난 12일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뫼벤픽 호텔 하노이에서 열린 하이트진로 글로벌 비전 2030 선포식에서 황정호 해외사업본부 총괄 전무는 “진로(JINRO)의 대중화를 통해 글로벌에서 가장 보편적인 주류인 맥주와 경쟁하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황 전무는 “보편적으로 한국인들에게 술이란 ‘소주 먹을래 맥주 먹을래’ 둘 중 하나다”라면서 “한국인이 생각하는 소주의 이념으로 세계인들을 이어주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려 한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EASY TO DRINK, DRINK TO LINK(편하게 한 잔, 한 잔 후 가깝게’라는 새로운 글로벌 태그라인을 앞세워 글로벌 비전 2030 실현에 나선다.

    진로의 대중화는 브랜딩에서 시작된다. 국가별로 ‘참이슬’과 ‘진로’로 혼용되고 있는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통합하는 방식이다.

    황 전무는 “참이슬, 복숭아에 이슬, 청포도의 이슬 등 레귤러 제품과 플레이버 제품이 있지만, 외국인들은 이 발음을 어려워한다”면서 “소주를 해외에서는 커뮤니케이션 통합 과정을 거쳐 ‘진로(JINRO)’로 브랜딩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앞서 2016년 하이트진로는 ‘글로벌 비전 2024’를 선포한 바 있다. 당시 하이트진로는 ‘소주의 세계화’를 앞세워 소주를 세계적인 주류 카테고리로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 자체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글로벌 소비자들의 '소주'에 대한 인식이 크게 높아졌다.ⓒ조현우 기자
    ▲ 자체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글로벌 소비자들의 '소주'에 대한 인식이 크게 높아졌다.ⓒ조현우 기자
    소주의 세계화 이후 소주 매출은 2017년부터 2023년까지 연평균 약 12.6% 성장을 기록했다. 이후 하이트진로는 일본, 중국, 태국, 베트남, 미국, 영국 등 8개국에 불과하던 우선국가 공략을 현재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러시아, 호주 등이 추가된 17개국으로 확대했다. 현재 하이트진로가 공식적으로 수출하는 국가는 80여개국에 이른다.

    수출의 첨병은 ‘과일소주’다. 청포도의이슬, 자몽에이슬 등 플레이버가 가미된 제품이 해외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우선 과일소주의 지속 성장세에 맞춰 새로운 과일향 제품 개발 및 출시 등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해 전 세계 소비자 유입을 지속시키고 레귤러 소주로 정착시킨다는 전략이다.

    국가별로 가정시장뿐만 아니라 유흥시장으로도 영업 범위를 확대한다. 로컬 프랜차이즈 계약과 지역 내 핵심 상권을 우선 공략하고 거점 업소 및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는 등 공격적인 영업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황 전무는 “진로는 판매량 기준으로 22년째 세계 증류주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해외 유명 증류주 브랜드인 스미노프, 조니워커 등 보다도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에는 소주를 ‘코리안 보드카’라고 말해야 글로벌 소비자들이 이해했다”면서 “그러나 최근 자체적으로 의뢰한 유로모니터 결과에 따르면 외국인 10명 중 9명은 소주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 ▲ 타이닌 성에 건립 예정인 하이트진로 해외 공장ⓒ하이트진로
    ▲ 타이닌 성에 건립 예정인 하이트진로 해외 공장ⓒ하이트진로
    수출 물량이 급증하면서 생산라인에 대한 고민도 커졌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현재 국내 생산공장의 경우 소비량을 가까스로 맞추는 정도다. 국내 및 수출 제품 라인을 구분하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수출 전용 제품을 생산하는 해외 공장을 설립하게 됐다.

    해외 첫 공장이 건립되는 곳은 베트남 타이빈성 내 그린아이파크(GREEN i-PARK) 산업단지다. 타이빈성은 수노 하노이와 인접해 물류 접근성이 용이하고, 친화적인 해외 기업 투자 정책을 펼치고 있다. 전력과 상하수도는 물론, 노동력이 풍부하고 경쟁력있는 인건비와 임대료 등 공장 건설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하이트진로 베트남 공장은 축구장의 11배 크기인 약 8만2083㎡(2만5000여평) 토지 면적으로 내년 1분기 내 착공이 목표다. 오는 2026년 상반기 내 완공 및 생산이 이뤄질 계획이다. 

    생산 초기 생산량은 과일소주 생산 1개 라인에서 연간 약 100만상자를 생산하는 것이 목표이다. 이는 2024년 소주 해외 판매량 목표의 약 17%를 차지하는 양으로 추후 동남아 시장 공략을 위한 생산과 유통 거점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황 전무는 “이번 글로벌 비전 2030 선포를 통해 글로벌 종합 주류 회사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한편, 진로의 대중화를 통해 전 세계 모든 이들과 늘 함께하며 삶의 즐거움을 나누는 앞으로의 100년을 설계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 ▲ 하노이 맥주거리에서 현지인들이 소주를 즐기고 있다.ⓒ하이트진로
    ▲ 하노이 맥주거리에서 현지인들이 소주를 즐기고 있다.ⓒ하이트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