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오 조선호텔앤리조트 김치공장 생산 파트장 인터뷰성수동 프리미엄 김치 공장서 26종 김치 생산 묵은지·비건김치 등 꾸준한 신제품 선봬… "전통 지키며 다양성 구현해낼 것"
  • ▲ 김병오 조선호텔앤리조트 김치공장 생산 파트장이 20일 뉴데일리와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 김병오 조선호텔앤리조트 김치공장 생산 파트장이 20일 뉴데일리와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김장 시대가 저문지 오래다. 특히 코로나19를 기점으로 포장김치가 식탁에 오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상이 됐고, 소비자들은 맛과 품질 측면에서 더욱 차별화된 김치를 원하게 됐다. 특급호텔이 김치 사업을 확대하는 이유다. 뉴데일리는 호텔 김치 3대장으로 불리는 롯데호텔, 조선호텔, 워커힐호텔 김치 담당자를 직접 만나 각사 김치의 특성과 사업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주]

    "조선호텔앤리조트는 피코크 브랜드와 별개로 '프리미엄 김치' 라인을 운영 중입니다. 17명 셰프들이 직접 식재료를 손과 칼로 다듬어 각각의 제품을 매일 생산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20일 성수동 아차산로 조선호텔앤리조트 김치 공장에서 만난 김병오 조선호텔앤리조트 김치공장 생산 파트장은 "2004년경 호텔 뷔페 '카페로얄'에서 판매하던 김치가 인기를 얻으며 2011년 성수동에 별도 공간을 마련해 프리미엄 김치를 생산해오기 시작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파트장은 일식·양식·중식 등 다양한 식음 분야에 종사한 셰프다. 2005년 11월 김치사업부로 발령난 후 현재까지 프리미엄 김치사업을 이끌어오고 있다. 

    그는 "발령 당시만 해도 김치 사업 규모가 크지 않았다"며 "호텔 내, 백화점 정도만 벌크 형태로 납품하는 수준이었다"고 회상했다.
  • ▲ 조선호텔에 따르면 김치 매출은 2020년부터 최근까지 매년 두자릿수 이상 신장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조선호텔에 따르면 김치 매출은 2020년부터 최근까지 매년 두자릿수 이상 신장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본격적으로 사업 규모가 커진 시기는 2020년 초,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하면서다. 조선호텔에 따르면 김치 매출은 2020년부터 최근까지 매년 두자릿수 이상 신장하고 있다. 

    현재 성수동 공장에서 생산 중인 프리미엄 김치는 열무, 동치미 등 계절 김치를 포함해 총 26종 가량이다. 

    프리미엄을 표방하는 만큼 이마트 PB 브랜드 '피코크' 브랜드로 출시되는 김치와는 생산라인과 재료 등이 완전히 다르다. 정재은 웨스틴 조선호텔 명예회장, 정용진 신세계 회장 등이 즐겨먹는 조선호텔 김치도 이곳에서 만든다.

    김 파트장은 "가장 신경쓴 부분은 원재료"라며 "품질을 결정하는 기본 재료 고춧가루의 경우 최상급 태양초 고춧가루를 사용하는데, 고춧가루 품질이 좋아야 좋은 탄산이 나와 청량함이 느껴지고 배추가 물러지는 것을 최대한 방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대다수 김치 공장이 새우젓을 사용하는 것과 달리 이곳 성수동 공장에서는 고가 추젓을 사용한다. 고품질 소금을 구매하기 위해 직접 가락시장에 방문해 경매하거나 산지를 찾아 상태를 확인한다고 했다. 
  • ▲ 20일 찾은 성수동 조선호텔 프리미엄 김치 공장에서 셰프들이 김치를 수작업으로 생산하는 모습ⓒ정상윤 기자
    ▲ 20일 찾은 성수동 조선호텔 프리미엄 김치 공장에서 셰프들이 김치를 수작업으로 생산하는 모습ⓒ정상윤 기자
    조선호텔 김치는 서울식이 아닌 중부식에 가깝다. 젓갈 함량이 높고 무채와 야채가 많이 들어가 감칠맛이 뛰어나고 시원하다. 

    김 파트장은 "포장김치 용량이 세분화됐다는 점도 소비자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비결 중 하나일 듯하다"며 "1~2인 가구를 중심으로 한 소포장 트렌드를 반영해 일반 파우치 포장 500g부터 1kg, 650g 캔, 주니어용 400g 김치까지 세분화해 판매 중"이라고 밝혔다. 

    가장 많이 팔리는 김치는 배추김치, 겉절이 등이다. 최근 온라인을 통한 젊은 소비자들의 구매가 늘며 갓 담근 김치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무 함량이 높아 아삭한 식감을 지닌 오이소박이도 꾸준히 인기가 늘고 있다. 배추, 백김치, 백깍두기 등 어린이용 김치도 저염식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구매가 이어지고 있다. 

    조선호텔은 꾸준히 신제품을 선보이며 사업 영역 확장에 나선다. 최근 호텔 개관 110주년을 맞아 묵은지 제품을 온라인으로 처음 선보였다.

    김 파트장은 "묵은지의 경우 육수를 직접 갈고 멸치를 다듬어 직접 볶고 말려 갈아넣는 등 손이 많이 가는 형태"라며 "완성 후 6개월 숙성을 거쳐 소분해 판매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했다. 

    21일부터는 전통장으로 유명한 기순도 명인과 협업한 비건 김치를 백화점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김 파트장은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기순도 발효학교에서 직접 교육을 받았다"며 "간장을 활용한 김치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젓갈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비건 김치를 만들어냈다"고 밝혔다. 

    이밖에 백묵은지, 남도식 김치 등도 개발 중이다. 
  • ▲ 조선호텔은 프리미엄 김치 신제품을 꾸준히 선보이는 중이다. 최근 B마트에도 입점하며 판로를 확대 중이다. ⓒ정상윤 기자
    ▲ 조선호텔은 프리미엄 김치 신제품을 꾸준히 선보이는 중이다. 최근 B마트에도 입점하며 판로를 확대 중이다. ⓒ정상윤 기자
    조선호텔 김치는 현재 컬리, SSG닷컴 등에서 판매 중인데, 2주 전 배달의민족 B마트에도 입점하며 퀵커머스 시장으로 판로를 넓혔다. 현대온라인몰에도 8월부터 납품한다. 청담 SSG마켓에도 올해 말경 리뉴얼 오픈과 동시에 재입점할 계획이다.

    김 파트장은 "기존 프리미엄을 뛰어넘는 프리미엄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라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이 담긴 음식이 김치인 만큼 전통을 지키면서도 다양성을 담아낼 수 있는 김치를 만들어내기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