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송출수수료 2.5조원 육박… 일부 사업자 아직도 협상 중홈쇼핑 방송 매출 대비 송출수수료 비중 첫 70%대 진입올해 하반기부터 송출수수료 협상 개시… 치열한 갈등 예고
  • ▲ 홈쇼핑 송출수수료 추이.ⓒ한국TV홈쇼핑협회
    ▲ 홈쇼핑 송출수수료 추이.ⓒ한국TV홈쇼핑협회
    홈쇼핑 업계의 송출수수료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유료방송사업자에 지급하는 송출수수료가 2조5000억원에 육박하면서 다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 금액은 더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일부 데이터홈쇼핑(T커머스) 사업자들이 아직 지난해 송출수수료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홈쇼핑 매출과 이익이 급격하게 감소하는 상황에서 여전히 상승세가 이어지는 송출수수료 부담이 주요 이유다. 이는 지난해만의 문제도 아니다. 7월부터 홈쇼핑 사업자와 유료방송사업자 간 2024년 송출수수료 협상이 시작되기 때문에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싸늘하게 얼어 붙고 있다.

    1일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TV홈쇼핑 7개 채널과 겸영 T커머스 5개 채널, 단독 T커머스 5개채널은 지난해 송출수수료로만 2조4494억원을 썼다. 인상 폭만 보면 전년 대비 1.4% 증가에 그쳤지만 속내는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다. 

    여기에는 일부 T커머스 사업자의 송출수수료가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송출수수료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재 SK스토아, KT알파, W쇼핑 등 T커머스 채널은 일부 IPTV 사업자와 지난해부터 이어진 협상에 이렇다 할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송출수수료 인상에 대한 이견이 가장 큰 문제였다.

    이들의 협상이 뒤늦게 합의에 이르더라도 문제는 여전하다. 통상 홈쇼핑 업계와 유료방송사업자는 하반기부터 당해 연도 송출수수료 협상을 시작한다. 협상 종료하기 무섭게 올해 송출수수료 협상을 두고 다시 첨예한 대립을 펼쳐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런 홈쇼핑업계의 고충은 고물가와 소비침체, TV 시청인구 감소 등으로 인해 시장 자체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TV홈쇼핑 7개사 기준으로 본다면 매출대비 송출수수료의 비율은 71.0%를 기록했다. 지난해 65.7%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이후 올해 70%를 처음으로 넘긴 것이다.

    홈쇼핑 업계 매출이 감소한 상황에서 송출수수료가 인상되면서 방송 매출대비 송출수수료의 비율이 급격하게 상승한 것이 주효했다. 지난해 홈쇼핑 7개사의 합산 방송 매출은 전년 대비 5.9% 감소한 2조7290억원에 그쳤다.

    이를 주도한 것은 IPTV였다. 지난해 위성방송 사업자나 케이블TV 사업자는 송출수수료를 소폭 낮췄음에도 IPTV는 송출수수료를 대폭 인상했다. 작년 IPTV 사업자가 받은 송출수수료는 1조5404억원으로 전년 대비 4.1% 늘었다. 이에 따라 IPTV 사업자 매출에서 송출수수료 비중도 30.8%로 전년 보다 0.6%P 증가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런 IPTV의 송출수수료 인상 기조가 이어진다면 올해 홈쇼핑 업계와의 협상도 난항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미 지난해 협상을 두고 정부가 송출수수료를 검증하는 ‘대가검증협의체’가 구성되기도 했지만 올해는 그 이상의 갈등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이달 들어 시작될 협상을 두고 홈쇼핑 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지는 이유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 사업 전반의 부진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IPTV가 지속적으로 송출수수료 인상에 나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며 “올해는 지난해 이상으로 협상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