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대, 獨지리학자로부터 70년대 韓 기록자료 기증받아

서울시립대학교 박물관은 독일 지리학자 에카르트 데게 교수가 1970년대 대한민국 농촌의 사회 경제적 변화를 기록한 필드노트를 포함해 다양한 현장 조사자료 113건을 기증했다고 1일 밝혔다.

데게 교수는 지난해 1월 급변하는 1970년대 대한민국을 촬영한 사진 자료 2만2000여 건을 기증한 바 있다.

데게 교수는 1971~1976년 경희대학교 객원교수로 재직하면서 1970년대 한국의 모습을 기록한 지리학자이다. 이번 자료를 처음에는 독일 키엘(Kiel) 대학 지리연구소에 기증하려 했으나, '지리학자 Dege의 카메라' 전시를 통해 서울시립대 박물관이 자신의 자료를 가치 있게 활용할 수 있는 기관이라고 판단해 기증하기로 했다.

데게 교수는 한국 농촌의 상황을 보여주는 8개 표본 마을을 선정해 353가구를 조사했다. 이 조사 자료는 필드 노트, 인터뷰 자료, 마을 지도·통계 프로그래밍 작업지 등으로 구성돼 있다. 가족 구성원과 가계 수입 구조, 부채 정도, 가옥 구조, 가구, 전출한 친척, 경지, 추수 매매와 소비, 농기구, 가축, 농업 투자, 농업 노동, 농업 정보 등 13가지 항목을 조사했다.

이번 기증 자료에는 1974~1976년 경희대 재직 당시 지리학과 학생들과 함께 조사한 서울 광장시장, 세운상가, 면목제일시장 등의 전통시장 분포와 판매 품목을 표기한 지도와 필드 노트도 포함됐다. 이는 산업화와 서울 확장에 따른 시장 분포, 초기 정착 모습을 확인하는 귀중한 기록이다.

서울시립대 박물관 김종섭 관장은 "앞으로 예산을 확보해 데게 교수의 자료를 스캔한 후 학술총서 등으로 공개할 예정"이라며 "새마을운동 50년이 지난 시점에서 1970년대 조사한 마을의 변화 기록 연구가 필요하다. 이 자료는 도시 서울과 지역학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