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이구환신+업황 회복공급과잉 해소… 원가경쟁력 개선3분기 477억, 4분기 876억…영업익 전망
  • ▲ 롯데케미칼 울산공장. ⓒ롯데케미칼
    ▲ 롯데케미칼 울산공장. ⓒ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의 실적 부진에 따른 재무 부담 가중 여파가 계열사의 신용등급 하락 압박 등 그룹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다행히 하반기에는 소폭의 흑자 전환이 예상되는 상황으로, 이익폭을 키워 위기의 파고를 넘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올 1분기 1353억원의 영업손실에 이어 2분기에도 477억원 규모의 손실을 실현할 전망이다. 2분기 적자 규모는 전분기보다 절반 이상 축소된 수치이나, 수년간 누적된 손실로 높아진 재무 부담을 완화하고 투자자 피로도를 해소하기엔 역부족인 성과다.

    롯데케미칼은 2022년 7626억원의 영업손실을 비롯해 2023년 3477억원, 올 1분기 1353억원 등 이 기간 1조2456억원의 누적적자를 시현했다. 글로벌 경기 부진으로 수요가 위축됐고, 중국의 대규모 에틸렌 공장 증설 부담으로 공급 과잉이 이어지며 업황이 둔화한 영향이다.

    수년간의 영업손실에 대규모 투자가 더해지며 재무 부담도 한층 높아졌다. 총차입금은 2021년 3조6658억원 수준에서 올 3월 말 현재 10조9408억원으로 급증한 상태다. 현재 4조3873억원의 현금성자산을 보유 중이나, 올해도 2조원 가량의 투자가 예정됐고 1년 내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이 4조원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곳간이 넉넉지 않다.

    롯데케미칼의 재무안정성 저하는 그룹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신평사들은 최근 롯데케미칼(AA)과 롯데지주(AA-)의 신용등급 전망을 모두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 신용도가 하향될 경우 지주회사인 롯데지주의 통합신용도 또한 연계해 떨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기평은 롯데케미칼이 지급보증을 선 롯데건설(AA)의 신용등급 전망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한신평은 롯데물산(AA-), 롯데캐피탈(AA-), 롯데렌탈(AA-)의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이들 회사의 신용등급에 반영됐던 유사시 계열지원 가능성이 약화된 점이 전망 하향의 근거가 됐다.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 업황의 상저하고 흐름에 따라 하반기 흑자를 실현, 불황의 터널을 벗어날 예정이다. 증권가에서는 이 회사가 3분기 477억원, 4분기 876억원 등 영업이익을 실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2025년 연간 5800억원, 2026년 7500억원 등 이익폭 확대가 예상된다.

    하반기 중국의 이구환신(신제품 교체 지원정책) 정책 효과와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 등에 업황이 살아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19~2022년 연평균 1100만톤 수준이던 에틸렌 증설 규모는 올해 613만톤까지 줄어 공급 과잉 해소가 예상된다. 국제유가 하향 안정화에 따른 원가경쟁력 확보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탠다.

    실적 회복과 함께 주가 회복 기대감도 형성되고 있다. 롯데케미칼 주가는 전일 종가 기준 10만9300원으로, 연초 대비 25.2%(3만6900원) 하락한 상태다. 지난달 이훈기 대표와 황진구 부사장, 이영준 부사장 등 롯데케미칼 임원 93명이 주식 3만8000여주, 약 40억원어치를 매입했지만 효과는 신통치 않은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