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윤·종훈 형제 지지했던 신동국 회장, '모녀' 송영숙·임주현과 연대모녀,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 열고 전문경영인 내세울 듯임종윤, 이달 중순 한미약품 이사회 강행해 대표이사 오를 방침
  • ▲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왼쪽)과 임주현 부회장.ⓒ한미약품그룹
    ▲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왼쪽)과 임주현 부회장.ⓒ한미약품그룹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임주현 부사장이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연합해 경영권 회복에 나설 전망이다.

    창업자 고 임성기 회장의 막역한 후배로 14년 동안 한미약품그룹에 투자를 해 온 신동국 회장의 손을 잡아 그간 불거진 경영권 분쟁의 상흔을 최소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송영숙·임주현 모녀가 조만간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임종윤·종훈 형제를 밀어낼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 3월 정기주총에서 임종윤·종훈 형제를 지지하며 '캐스팅보터' 역할을 했던 신 회장이 주총 개최 97일만에 송영숙·임주현 모녀 편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한미약품의 창업자인 고 임성기 회장의 막역한 고향 후배로 모녀와 형제간 경영권 분쟁 초기 중립적인 입장을 견지하다 정기주총을 앞두고 임종윤·종훈 형제를 지지한 바 있다.

    신 회장은 송영숙·임주현 모녀로부터 한미사이언스 지분 6.5%(444만4187주)를 매수할 예정인데 그러면 총 1294만2441주(18.9%)를 보유하게 돼 임종윤 이사(852만2381주, 12.46%), 임주현 부회장(637만50주, 9.7%)을 제치고 1대 주주에 올라선다.

    그러면서 송영숙 회장의 특수관계인으로 편입됐고 송영숙·임주현 모녀와 한미사이언스 지분에 대한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기로 하는 '의결권 공동행사 약정'도 체결해 연대 의사를 명문화했다.

    신 회장의 합류로 송영숙·임주현 모녀의 우호 지분은 48.19%가 됐다. 여기에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 내내 모녀를 지지한 국민연금의 지분(4월1일 기준 6.04%)까지 더해지면 54.23%에 달한다. 결과적으로 임종윤·종훈 형제(29.07%)와 지분 격차가 커 모녀가 한미약품그룹 경영권을 되찾을 공산이 커졌다.

    다만 송영숙·임주현 모녀는 경영권을 되찾더라도 직접 경영 보다는 전문경영인을 앞세울 방침이다. 모녀와 형제간 경영권 분쟁으로 불거진 오너리스크로 회사가 흔들리며 위기에 노출되는 등 한미약품그룹의 브랜드 가치가 많이 훼손됐다는 판단에서다.

    신 회장은 "한국형 선진 경영체제 도입을 통해 한미가 글로벌 제약사로 크게 도약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역할을 다하고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신 회장이 입장을 바꾼 데에는 임종윤·종훈 형제가 한미약품그룹 경영권을 차지한 이후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 주가가 기대보다 힘을 받지 못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지난 3일 기준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주식 가치는 2647억원, 한미사이언스 주식 가치는 2773억원 상당이다.

    지난 3일 기준 한미사이언스 종가는 3만1150원으로 정기주총일 대비 29.8% 하락했다. 모녀와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의 불씨로 작용한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 통합계획이 발표된 지난 1월12일 종가(3만8400원)와 비교해도 18.9% 떨어졌다.

    사업사인 한미약품의 주가도 같은 기간 각각 18%, 20.5%씩 하락했다.

    임종윤 이사 관계자는 신동국 회장이 모녀 편으로 돌아선 것과 관련해 "모녀의 지분 일부 매각으로 시장이 우려하는 상속세 문제를 해결했을 뿐 경영권 분쟁이 재현되는 게 아니냐고 판단하는 것은 시기상조다"면서 "신 회장의 진의를 파악 중이다"고 말했다.

    한편, 임종윤 이사 측은 이달 중순 한미약품 이사회 개최를 강행할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18일 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에서 임종윤 이사는 동생인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와 함께 한미약품 사내이사 재진입에 성공했다.

    통상 주주총회 이후 이사회가 열려 대표이사 선임까지 처리되는데 당시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는 이사들의 일정 조율이 쉽지 않았다며 추후 이사회가 다시 열린다고 밝혔다.

    임종윤 이사는 이사회를 통해 한미약품 대표이사에 오를 계획이었지만 형제의 가장 큰 우군이었던 신 회장이 모녀 편에 서면서 이 같은 구상에도 차질이 빚어질 공산이 커졌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