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정점 현대지에프홀딩스 대신 자회사 현대그린푸드 증여배우자, 자녀는 물론 조카들에게 이례적 증여 정지선-교선 형제간 돈독한 우애 재확인
  • ▲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뉴데일리DB
    ▲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뉴데일리DB
    현대백화점그룹의 4세가 처음으로 주주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현대그린푸드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부인, 자녀, 조카들에게 현대그린푸드의 지분을 증여했기 때문이다. 

    정 회장의 가족들이 계열사 주식을 보유하게 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증여가 현대백화점그룹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형제경영이 본격화되는 신호로 보고 있다.

    8일 현대백화점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 1일 보유 중인 현대그린푸드의 지분 12.67%(429만3097주)를 가족들에게 전량 증여했다. 

    먼저 부인 황서림 씨와 아들 창덕 군, 딸 다나 양에게 각각 현대그린푸드 지분 2.92%(99만752주)을 증여했다. 정 회장의 동생인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의 세 아들인 창욱·창준·창윤 군에게도 현대그린푸드 지분 1.3%(44만280주)를 각각 증여했다.

    이날 증여가 이뤄진 현대그린푸드의 주식의 가치는 약 514억원 규모. 증여세만 250억원을 넘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이 현대백화점그룹에서 계열사 주식을 보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목할 점은 정 회장이 주식 증여가 지주회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 대신 현대그린푸드로 이뤄졌다는 점이다.

    현대그린푸드는 그동안 그룹의 중간지주회사 역할을 해왔지만 지난해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현대지에프홀딩스와 분할하면서 대부분의 자회사를 지주회사에 넘겼다. 이 때문에 오너 4세가 현대그린푸드 지분을 확보하더라도 지배구조에서 큰 역할을 기대하기 힘들다. 이미 현대지에프홀딩스는 공개매수를 통해 현대그린푸드의 지분 38.11%를 확보한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정 회장과 정 부회장 형제 사이의 우애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보통 오너일가의 지분 증여는 배우자나 자녀, 손자녀에게 하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백부가 조카들에게 지분을 나눠주는 경우는 흔치 않다. 

    현대백화점그룹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정 회장 형제는 과거 백화점 주요점포나 계열사 사업장을 방문 할때도 떠날 때면 동생이 형 차를 같이 타고 이동하곤 했다”며 “평소에 형제간 우애가 남다른 만큼 정 회장이 조카들에게도 지분을 증여한 것이 특별해 보이지 않을 정도”라고 귀띔했다.

    현대백화점그룹 지주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 관계자도 이번 증여에 대해 “정 회장이 보유한 개인 재산에 대한 단순한 증여로 알고 있다”고 밝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