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파크, 한달 사이 그룹으로부터 2400억원 가량 수혈고관주 CFO 전략적 자본 배치 전략 “성장 분야에 힘 싣는다”럭셔리 브랜드 ‘그랜드켄싱턴’ 준비… 고성·애월 사업 26년 오픈
-
이랜드그룹이 리조트 사업에 사활을 건다. 계열사 이랜드파크에 그룹의 자금력이 집중되면서 그야말로 전방위 지원에 나서는 것. 여기에는 그룹이 미래사업 부문으로 점찍은 호텔·리조트사업이 있다.이랜드파크가 내년 선보이는 최상급 럭셔리 호텔·리조트 브랜드 ‘그랜드 켄싱턴’의 론칭을 앞두고 투자금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그룹의 ‘자본배치’ 전략 변화가 이랜드파크의 중요성을 높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9일 이랜드그룹 등에 따르면 이랜드파크는 최근 그룹의 전폭적인 자금 조달을 지원 받고 있다.먼저 이랜드파크는 지난 5일 진행된 8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이랜드월드와 이랜드리테일이 각각 참여하면서 운영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이랜드월드와 이랜드리테일은 이랜드파크의 지분을 각각 51.01%, 48.98% 보유한 계열사다.앞서 지난 6월 26일에는 이랜드리테일로부터 400억원 규모의 운영자금을 빌리기도 했다. 내년 6월에 만기가 찾아오는 단기차입금 성격이다. 이랜드파크는 이번 대여 과정에서 480억원 규모의 자회사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기도 했다.이랜드파크의 자회사를 양도받는 형태의 지원도 진행됐다. 이랜드월드는 지난달 19일 이랜드파크의 자회사 이월드를 사왔다. 이랜드파크가 보유한 이월드의 지분 63.35%를 이랜드월드가 1468억원에 매수한 것.한달도 되지 않는 기간 이랜드파크가 확보한 현금만 2500억원 이상이다. 그야말로 이랜드그룹의 전폭적 지원이 이랜드파크에 쏠리는 모양새다.여기에는 지난 8일 이랜드그룹 최고 재무책임자로(CFO)로 선임된 고관주 전무의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 그는 이랜드 중국 사업부 CFO, 전략기획실장, 재무본부장 등을 거치며 이랜드그룹의 살림을 맡아왔다.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신임 CFO가 그룹과 각 계열 회사의 자본을 전략적으로 배치해 미래에 성장할 수 있는 분야에 힘을 싣고 안정적으로 그룹 포트폴리오를 가져가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며 “앞으로도 그룹의 물적 자본을 핵심 성장 동력에 적재적소로 배치해 건전한 재무적인 체력을 만들어 가는 것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실제 이랜드파크는 43년간의 운영 노하우를 집대성한 럭셔리 브랜드 ‘그랜드켄싱턴’의 론칭을 앞두고 있다.그 첫 주자는 오는 2026년 오픈 예정인 ‘그랜드켄싱턴 설악비치’다. 현 켄싱턴리조트 설악비치 인근 부지 강원도 토성면 봉포리 일원에 1만5285㎡ 규모로 들어서는 이 호텔을 시작으로 체인화를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동시에 제주 애월읍 국제문화복합단지 내 리조트 ‘그랜드켄싱턴 애월’도 2026년 오픈이 예정돼 있다. 국제문화복합단지 조성사업은 고급 휴양, 문화 시설 등이 포함된 관광단지 개발 사업이다.이랜드파크로 유입된 자금은 이들 사업을 추진하는 계열사로 유입되고 있다. 이랜드파크는 지난 3일 ‘그랜드켄싱턴 애월’ 사업을 추진하는 계열사 이랜드테마파크제주에 158억원의 자금 대여를 진행했고 지난달 24일에는 480억원을 빌려주기도 했다.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이랜드파크는 그룹에서 미래사업 부문을 맡고 있는 만큼 미래사업에 대한 투자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다만 이런 전폭적 지원이 실적으로 이어질지는 향후 관전포인트다. 이랜드파크는 지난해 매출 121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2.0% 신장했지만 영업이익은 7.6% 증가한 19억원에 그쳤다. 특히 금융비용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266억원의 순손실을 내면서 적자폭이 늘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랜드파크의 신사업이 부진한 성적표를 낼 경우 그룹 전반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